인생, 버킷 리스트/누나 이 책 어때?

북리뷰: 롱본 Longbourn

보스턴돌체씨 2014. 1. 10. 02:52

 

(이미지 출처: 아마존) 

 

한국 다녀온 후로 엉망이 되어버린 시차. 어제 새벽에 온갖 생각을 하다가 떠오른 이 책, Longbourn. 제목만 봐도 나처럼 '혹시...?' 라는 생각과 묘한 두근거림이 오기 시작한다면, 당신도 바로 제인 오스틴 덕후.

 

시네마화, 드라마화가 많이 된 '오만과 편견'. 다양한 시선에 입각한 팬픽들이 존재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초등학교 (그 당시 국민학교) 4-5학년때 범우사에서 나온 '오만과 편견' 책을 100번도 넘게 읽고, 통째 외우겠다고 결심했던 나로써는 최근 10년간 때아닌 '상업화' 바람이 달리 반갑지는 않다. 이상 각설하고 본론으로.

 

일단 표지부터 살펴보자. 트레이를 들고 있는 젊은 여자의 반토막이 보인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애정하는 엘리자베스도, 그녀의 자매들도 아니다. 바로 그녀들의 일상이 원활히 돌아가게 하기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인/하녀들이다. 롱본의 숨겨진 면을 담당하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인 셈이다.(사실, 하인/하녀 표현이 적합하지 않다. servants/ maids를 어떻게 한글화하면 좋을까. 노예가 아니라 정당한 급료를 받고 자기 의지로 일하는 사람들. 물론 육체노동이니 상류층 자녀들은 택하지 않았을 직업인 것은 사실이다)

 

엘리자베스가 새벽 일찍 롱부츠와 하얀 페티코트를 입고 제인을 만나러 뛰어 나갔을때. 그 더러워진 페티코트를 세탁해야만 했던 사람들의 시각에서 바라본 롱본 가족들의 이야기. 지금까지 읽었던 팬픽 중에서 두 번째로 신선했다. ( Pride and Prejudice and Zombies 를 능가할 팬픽은 아직 만나보지 못했기에)

 

항상 베넷 부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힐 부인에 대해 속속들이 알 수 있게 된다. 서재에서 독서만 하는 조금은 신경질적인 베넷씨의 젊은날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오만과 편견' 매니아라면 한번쯤 읽어볼 만한 팬픽. ★★★★☆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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