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상자 /지구별 사파리

코로나 시대의 일과 삶: 서울 한달살기 #38 (feat 여의도 세상의 모든 아침)

보스턴돌체씨 2021. 1. 4. 09:07

약속 시간 혼동으로 갔던 날 통창문으로 보이던 국회의사당이 너무 아름다워서 마음이 빼앗겼다. 물론, 레스토랑 이름을 생각하면 저녁보다는 아침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저녁에 국회의사당은 어떻게 보일지 너무 궁금해서 창문 자리 예약을 하고 돌아갔다. 

 

환하게 불을 켠 국회의사당은 참 예뻤고 블루블랙 잉크같은 한강도 여전히 아름다웠다. 서울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은 꽤 있지만 외국 친구들이 온다면 여기에 데리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테이블에 앉았을 때 보이는 서울 야경. 철체 프레임이 조금 아쉽긴 하다. 

아름다운 서울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뷰 맛집' 이지만 레스토랑으로써의 정체성은 흐린 곳이다. 저녁 메뉴는 파스타, 리조또, 스테이크 등이 있으니 대략 양식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그래도 주문한 봉골레 파스타는 오랫만에 먹어서인지 아주 맛있었다. 같이 나온 비트 무절임과 먹으니 느끼함이 줄어들어서 한 접시를 다 비웠다. 

 

난방을 빵빵 틀었다고는 하나, 너무 추워서 뜨거운 파스타가 금방 식어버리기는 했다. 창문 자리에 앉아서 추운 것인가 했는데 실내 좌석에 앉은 사람들도 코트, 패딩 입고 무릎담요까지 덮고 있는 것을 보니 그냥 추운 곳이다. 혹시 가게 된다면 반드시 따듯하게 입고 갈 것을 추천하다. 

웬지 모르게 아쉬워서 시킨 뜨거운 자몽차와 녹차 치즈 케이크. 자몽 쥬스가 들어갔는지 달달한 자몽차였지만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서 보스턴 돌아가면 그대로 만들어봐야겠다. 

 

반면, 주문한 녹차 치즈 케이크는 입맛에 맞지 않아서 아주 별로였다. 치즈와 녹차 가루가 입 안에서 따로 따로 놀아서 어색한 뒷맛을 남겼다. 

 

크리스마스부터 시작된 연례 휴일도 끝이 났다. 내일부터는 다시 미국 동부 시간으로 일한다고 생각하니 아득하다. 그래도 서울에 있는게 좋긴 하다. 


조성민의 <아무튼, 쇼핑>

<쇼퍼홀릭> 주인공 같은 사람이 저자였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벽자에 반해 액자는 그림(과 공간)을 완성시켜주는 힘이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 편안하고 멋진 옷이 사람을 돋보이게 하고 자신감을 주는 것과 비슷하다. 내용물의 격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뛰어나서 그림이 더 존중받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 액자가 잘 나오기까지는 작품의 뒷면 처리, 액자에 작품을 고정하는 방식, 종이 마운트와 작품과의 비례, 나무의 종류와 결합 방식, 벽에 고정하는 방식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작업해야 하는데 한마디로 장인의 영역이다. 
  • 아름다움은 그걸 마음에 담는 순간 개인적인 영역이 되는 것 같다. 다 같이 누워 밤하늘에 쏟아지는 별을 보는 가족도 각각 조금씩 다른 곳을 보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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