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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일과 삶: 서울 한달살기 #39 (feat 내돈내산 올리브영 필리밀리 소품 &역삼역 대우식당 부대찌개)

보스턴돌체씨 2021. 1. 5. 08:50

일본 유학시절 마츠모토 키요시를 기웃거렸던 것처럼 한국에 오면 올리브영을 수시로 들락날락 거린다. 화장품, 간단한 식음료를 살 수 있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자체 소품인 필리밀리 코너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내돈내산 간단 후기: 

  • 화장솜- 여러 타입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실키 코튼이다. 클렌징 워터를 듬뿍 적신 후 여러 차례 방향을 바꾸어 닦아내도 전혀 보풀이 일어나지 않는다. 가격은 2500원. 
  • 대왕 헤어롤- 더듬이 같은 앞머리 유행이 돌아오면서 유행한다고 해서 구입했다. 대왕이라는 별명답게 사이즈가 커서 한 번만 굴려도 앞머리가 통째로 말려서 편하다. 가격은 3000원. 
  • 듀얼 모공 브러시- 생각했던 것보다 더 모가 너무 부드럽고 실리콘은 말랑하다. 사용하는 전동 브러시보다도 더 마음에 들어서 하나 더 사가야겠다. 행사 할인 가격은 1만 1900원. 
  • 버블거품망 - 작아진 클렌징 비누를 넣고 쓰면 마지막까지 잘 쓸 것 같아서 구입했다. 행사 할인 가격은 1300원. 
  • 마녀공장 자연유래 소다 클렌징 폼- 독도 클렌징 폼을 사러 갔다가 매장 직원으로부터 영업당한 제품. 녹차 추출물이 들었고 같은 약산성 제품인데 현재 행사 중이라 만원 이상 저렴하다면서 추천했다. 마녀공장 제품도 들어본 것 같아서 그냥 샀는데 한 번 써봐야겠다. 행사 할인 가격은 1만 3500원. 

지난 번에 한차례 헛걸음했던 역삼동 대우식당을 다시 찾았다. 이번에는 미리 전화해서 영업을 확인했다. 저녁 7시가 넘었는데 새해 첫 날이라 근처 직장인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였다. 

 

주문한 것은 일반 부대찌개 2인분에 라면 사리 추가. 대우 식당 부대찌개는 간 소고기, 마늘, 미나리가 듬뿍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나오는 밑반찬은 3종으로 소박하고 부족하면 셀프 리필이 가능하다.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는 부대찌개의 모습이다. 사진만 봐도 정말 맛있다. 지금까지 먹어온 부대찌개는 텁텁하고 달달한 뒷맛이 남았는데 미나리와 마늘의 깔끔한 맛 조합으로 인해 어른들의 부대찌개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기 전에 또 갈 수 있을까? 

 


김윤관의 <아무튼, 서재>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 미니멀리즘 한다고 하면 일본 젠(zen)이나 콘도 마리를 언급하는 미국 친구와 지인들을 보며 마음 한 구석이 웬지 모르게 찜찜했다. 절제미는 일본 고유한 것이 아닌데 이런 식으로 브랜드화 되는 것이 항상 못마땅하다. 이 책 덕분에 '사랑방' 이라는 좋은 프레임워크 하나 알아간다. 

 

 

 

  • 하지만 언젠가부터 공예는 생활에서 쫓겨났다. 공예가 살아 숨 쉬던 자리에는 디자인과 공산품이 자리 잡았다. 생활에서 밀려난 공예는 정처가 없었다. 현재의 공예가 독자적인 길을 확보하지 못한 채 한쪽 발은 예술에 한쪽 발은 디자인에 걸치며 모양 사납게 우왕좌왕하는 것은 생활을 떠난 공예가 갈 곳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공예가 생활로, 원래 있던 그 자지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이론이 필요하다. 생활이 자신의 원래 집이고 고향임을 스스로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 서재에 대한 상상은 언제나 즐겁다. 서재는 단지 책으로 가득 찬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마도 '서재'라고 불리는 공간에 '서재'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먼 옛날에는 그 공간에 놓을 물건이, 그러니까 별일 없이 빈둥거리기도 하고 공부도 하며 오롯이 혼자서 자기만의 시간을 쓸 수 있는 공간에 놓을 적절한 물건이 책밖에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 아주 큰 공간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서재의 가구는 최소한하는 것이 좋다. 언뜻 빈약하고 황량하게 보일 수도 있는 공간에 볼륨과 리듬감을 주는 데는 스툴과 벤치만 한 것이 없다. 
  • 사랑방 컬렉션은 문방사우를 중심으로 한 것이었다. 물욕을 경계하는 유학의 가르침에 따라 특별히 애정하는 물건들만 모았고, 디스플레이는 번잡하지 않고 단정하게 하였다. 정체와 기원을 알 수 없는 잡동사니들이 질서 없이 무분별하게 산재해 있는 서재는 선비의 공간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다. 
  • 서재는 단지 책을 보관하거나 읽는 공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조선 선비들의 사랑방에서 보듯이 서재는 공부와 수양, 휴식과 취미활동, 그리고 교류가 이루어지는 복합적인 공간이다. 무엇보다 한 개인이 자신과 마주하며 스스로 성장하는 모든 행위를 도모하는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서재는 크기에 상관없으나 기본적으로 사적 공간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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