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상자 /지구별 사파리

코로나 시대의 일과 삶: 서울 한달살기 #43 (feat 논현동 아우어베이커리 & 병문안)

보스턴돌체씨 2021. 1. 8. 21:16

영하 18도로 모스크바보다도 더 추운 북극 추위가 몰아쳤다. 보스턴에서 겨울과 추위에 익숙해져서 춥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는데 오늘은 처음으로 보일러를 틀었다. 

 

너무 좋아하는 J언니가 추위를 무릅쓰고 저녁에 오겠다고 해서 아우어베이커리를 찾았다. 오늘도 차가 다니기 힘든 도로 상황이라 걸어갔지만 배달 서비스도 가능하다고 한다. 

 

오전 11시쯤 갔는데 너무 추운 날씨 덕분인지 모든 종류의 빵이 넉넉하게 남아 있었다. 

 

가장 맛있다고 하는 세 종류의 빵을 골랐다. 카야 크로아상, 더티 초콜렛 그리고 앙버터. 

손잡이가 달린 종이백은 100원으로 유상 판매. 생각보다 길이 많이 미끄럽지 않아서 그냥 종이 봉투에 담아왔다. 

 

저녁까지 빵을 눅눅하지 않게 보관할 방법을 물었더니 실온에 보관하라고 알려줬다. 단, 앙버터 빵은 될 수 있는 한 빨리 먹어야 한다고 해서 하는 수 없이 점심으로 먼저 먹었다. 앙금에 견과류 부스러기가 들어 있어서 더 맛있었다. 

 

버터를 포함한 유제품을 끊은지 3년 차인데 한국에 있는 동안 잘 지키지 못했다. 보스턴 돌아가면 다시 철두철미하게 지켜야지. 

 

어제 J의 급성 맹장염 수술 소식에 밤잠을 약간 설치고 아침에 사당으로 병문안 갔다. 짧은 병원 일정이라도 필요한 것들이 있으니 급한대로 근처 약국과 편의점에서 구입했다. 막상 병원에 도착하니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병실에 들어가는 것이 금지되어서 결국 1층에서 J와 만났다. 급성 맹장염은 많이 아프다고 하는데 얼굴이 하루만에 핼쓱해져 있더라. 


김현 <아무튼, 스웨터>

 

오늘처럼 추운 날과 잘 어울리는 책이다. 드라이 크리닝이 비싸서 스웨터를 될 수 있으면 사지 않는데 패턴이 들어간 도톰한 겨울 스웨터가 하나 갖고 싶어졌다. 

 

  • 욕심이 없는 사람치고는 패션에 관심이 많다. 욕심이 없으니 기왕 사둔 곳을 잘 맞춰 입니다. 색과 패턴을 고려하여 레이어드하고 뺄 걸 빼고 더할 걸 더한다 
  • 기본에 충실한 옷은 시간에 충실한 옷이다. 시간을 즐기는 옷. 그런 옷은 언제까지고 새롭다. 
  • 내가 지금 고른 옷이 내가 지금 사는 몸이다. 
  • 왜냐하면 매일 15분을 똑같은 행위에 투자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쉬운 일이 아닌 걸 해내는 몸은 뭐가 달라도 다른 몸.
  • 스웨터를 짜려고 하는 이가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털실도 바늘도 아니고 익혀야 할 것은 뜨개 기술도 아니었다.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은 '누구' 였다. 누구를 위하여 뜰 것인가. 받는 이를 만드는 것. 그것이 뜨개질의, 스웨터의 처음이자 끝이었다. 
  • 사람마다 갖고 있는 계절의 말이 이렇게나 다르고 바로 그 다름 떄문에 계절은 누구나의 계절이면서 오로지 한 사람의 계절이 되기도 한다. 
  • 옷 좋아하는 사람은 옷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옷을 육하원칙에 따라 잘 맞춰 입는 사람이다. 또한 옷 좋아하는 사람은 옷을 통해 깨친 계절의 말을 많이 가진 사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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