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상자 /지구별 사파리

코로나 시대의 일과 삶: 서울 한달살기 #44 (feat 익석동 앞으로의 빵집 내돈내산 비건 초코-쑥 인절미 반반 케이크)

보스턴돌체씨 2021. 1. 10. 11:29

계속되는 피부 트러블로 우유와 유제품을 끊은지 3년 차이다. 우유와 치즈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그토록 좋아하던 요구르트를 끊는 것이 가장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니까 생각이 더 이상 안 난다. 인간이란 적응의 동물이다. 

 

유제품을 끊고 나니 먹을 수 있는 디저트 종류가 몹시 제한되기 시작했다. 어지간한 페스츄리와 케이크에는 버터가 다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건이 아님에도 비건용 디저트를 찾아다니게 되었다.  

 

미국에서는 웬만한 곳에서는 비건을 위한 메뉴가 있는데, 한국은 아직 찾아가야 하는 것 같다. 팔로우 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서 알게 된 곳이 비건 베이커리 앞으로의 빵집이다. 익선동에 위치한 매장은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로 홀케이크 주문 픽업만 가능하다. 

 

꾸덕한 초콜렛 케이크 사진을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본 그 순간부터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반드시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북극 한파가 몰아친 주말이라고 하더라도. 

 

종로 3가에서 도보 7분 거리라고 나오길래 야심차게 픽업 주문을 하기로 했다. 강추위와 코로나로 인적이 없는 익선동 한옥 거리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좁고 복잡했다. 7분 거리는 25분 걸려서 찾아가긴 했으나 혹한의 날씨에는 택배 주문을 할 것을 추천한다. 나처럼 매장 픽업을 해야 한다면 인사동 호텔 다다를 검색해서 찾아가시길. 호텔 다다 바로 옆이 앞으로의 빵집이다. 

 

호텔 다다 주소: 종로구 익성동 46 

거의 끝까지 가서 도저히 찾지를 못해서 전화를 했더기 갖고 나오겠다고 했는데 그 때 바로 찾았다. 두 손에 케이크를 들고 나온 분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데 그걸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사랑받는 성공한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노메이크업이어도 얼굴에서 반짝반짝 성공의 빛이 나는. 그런 얼굴은 정말 오랫만에 보는 것이라 참 기분이 좋았다. 

 

홀케익 주문은 핸드폰 혹은 인스타그램 DM으로 가능하다. www.instagram.com/apbbang/ 

내가 주문한 것은 꾸덕한 초코 - 쑥인절미 반반 케이크로 1호 (4-5인용) 4만 5000원, 2호 (6-7인용) 5만원이었다. 

 

왼쪽이 딸기 초코, 오른쪽이 쑥 인절미다. 쑥 인절미는 할머니를 위해서 주문했다. 

 

 

측면에서도 찍었다.  초코 쪽은 싱싱한 딸기와 잼이 잔뜩 들어가 있고 쑥 인절미 쪽은 팥이 들어있다. 두 눈이 번쩍 띄일만큼 맛있었고 단 것을 먹기 싫다고 두 손을 내저으시던 할머니도 맛있다고 한 조각을 남기지 않고 다 드셨다. 

 

 

이제 2주 밖에 남지 않은 즐거운 주말 저녁 밥상의 모습이다. 싱싱한 통영 굴과 눈볼대 생선구이가 애피타이저로 나오고 해산물이 잔뜩 들어간 대구 맑은탕과 잘 구워진 통통한 갈치와 잡곡밥이 메인이다. 미국에서 쌀, 퀴노아, 현미를 섞어 먹는 잡곡밥도 맛있게 먹었지만 빨갛게 물든 잡곡밥이 역시 진리이다. 

 


김영미 <젊은 기획자에게 묻다>

 

  • 기획은 모든 일의 시작이자 결과를 향한 과정이다.
  • 때로 우리는 직업에 따라 하는 일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목표와 결과물이 다를 뿐이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기획이란 어떤 목적을 정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어떤 일이건 그 일에 지속적인 생명력을 유지시키는 중심을 잡아주고 뼈대를 세워가는 일, 즉 기획은 어떠한 결과물에 대한 설계도를 그리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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