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상자 /지구별 사파리

코로나 시대의 일과 삶: 서울 한달살기 #52 (feat 연신내 원조양평해장국 내장탕)

보스턴돌체씨 2021. 1. 18. 12:42

서울은 작지 않다. 차가 막히지 않았던 주말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연신내까지 40분이 걸렸으니 말이다. 가는 길에 참 좋아하는 북한산을 볼 수 있어서 좋아도 얼마 남지 않은 황금같은 시간에 이렇게 먼 연신내까지 갔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바로 유명한 미소복 원조양평해장국 집에서 내장탕을 먹기 위해서이다.

 

원래 24시간 영업하는 곳이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지금은 단축 영업 중이다. 메뉴는 딱 네 가지로 단순하다. 다 괜찮겠지만 인기가 많은 것은 양평해장국과 내장탕이다. 

 

가게 안에 들어서면 키오스크 두 대가 있다. 그 키오스트에서 주문과 결제를 하고 원하는 테이블에 착석하면 된다. 

 

주문서를 일하는 분에게 전달하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바글바글 열기가 가시지 않은 뚝배기가 나온다. 기본찬은 배추 김치와 깍두기 뿐이다. 

 

기본찬, 밥과 함께 셋팅된 내장탕의 모습이다. 

클로즈업도 해본다. 

 

사진을 찍고 보니 내장이 잘 보이지 않은 것 같아서 숟가락으로 휘적취적 한 후 다시 한 번 근접샷에 도전했다. 

 

내장탕을 처음 먹어보는 것이라 비교는 할 수 없지만 내장이 많은 편이라고 생각된다. 잡내가 약간 나는 것 같아서 고추기름을 약간 넣었다. 

 

어제와는 찬 기운이 느껴지는 날씨였는데 뜨끈한 국물이 들어가니 몸도 마음도 조금 데워졌다. 올해는 적색육 섭취에 신경 쓰기로 했기 때문에 이걸 마지막으로 한동안 끊을 생각이다. 어차피 보스턴으로 돌아가면 자연스럽게 먹지 않게 되겠지만.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에 들려서 미국에 가져갈 식품 쇼핑을 마쳤다. 우체국 선편 소포 접수가 여전히 되지 않기 때문에 가져갈 수 있는 정도만 구입했다. H마트가 있으니 그럭저럭 해결은 되지만 그래도 아쉽긴 하다. 

 

오전 9시 출발 비행기인 것을 감안하면 13일 남았다. 문득, 자가격리 14일 + 52일동안 황금 같던 시기에 그저 놀고 먹기만 한 것 같아서 순간적으로 숨이 막히는 패닉 상태가 올 뻔 했다. 하지만 크게 5번 숨을 내쉬고 지난 52일동안 매일 작성했던 블로그 포스팅을 생각했다. 시간을 헛되이 보낸 것은 아니다. 서울에서 미국 동부 시간 재택 근무 스케줄을 대부분 유지하면서, 북극 추위, 눈, 5인 이상 모임 금지, 9시 이후 영업 금지, 사회적 거리두기의 지속적인 상향, 여전히 줄어들지 않는 코로나 바이러스 위험 속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내가 정말 오고 싶다면, 꼭 와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언제든 올 수 있을 정도의 여유금은 통장에 있다.

서울은 집이니까 어디 가지 않고 나를 기다리고 있겠지.

 

Breath in, breath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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