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상자 206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 갑니다

보스턴에서 약 6시간 떨어진 워싱톤(WA) 주. 초등학교 친구인 H가 살고 있는 곳. 지난 3월 이후에 처음 만나는 것이라 설레었다. 미국은 주마다 자동차 번호판 디자인이 다른데, 각 주의 특징/자랑거리 등을 한줄로 압축하여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이번에 가게 된 워싱톤 주는 Mt. Rainer 를 뒷배경으로 'Evergreen State' 이라는 카피를 사용하고 있다. 이것만 보아도 어떤 주일지 대강 상상이 된다. 보스톤과 시애틀/타코마는 정말 미국 대륙의 끝과 끝에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일깨워준 지도. 친구 H가 살고 있는 Tacoma. 이 곳은 예전에 Puyallup 부족이 주를 이루고 살던 곳이라고 한다. Tacoma Art Museum 앞에 서 있는 아메리칸 인디언 여인상, "Welcome..

원망스러운 날

미국에 있음이 너무나도 원망스러운 날이다. 할아버지가 (한국 시간으로) 금요일 오전에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동안 괜찮아지셔서 다시 한국에서 볼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너무나 예상치 못한 일을 갑자기 들어서인지, 머릿속이 백지이다.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는 이미 자정이 넘은 시간이라 연락이 되지 않아서, 이렇게 블로그에라도 두서없이 빨려들어가는 것 같은 허무함과 슬픔을 적어둬야겠다. 나에게 있어 할아버지는 그냥 단순한 '아빠의 아빠'가 아니다. 난 첫 손자였고, 대학교 시절 4년동안 함께 살았다. 그 당시 이미 70대 중반이었던 할아버지는 회사에 계시는 시간보다 집에 계시는 시간이 더 길었기 때문에 수업을 마치고 오면 거의 항상 집에 계셨다. 누구보다도 가장 먼저 달려갔어야 하는데. ..

북리뷰: In a Far Country

최근 재미있게 읽었던 미국 작가 Jack London(1876-1916)의 단편 "In a Far Country" 미드 New Girl의 지난 시즌 마지막 에피에서 슈미트가 씨씨와 헤어져야겠다고 말하면서 언급했던 'White Fang' 도 이 사람 작품이다. 아주 오래된 영화 "늑대개" 의 원작이기도 하다. "In a Far Country" 는 1899년에 완성된 작품으로 상당히 초기작에 해당하는 작품. 그래서인지 다소 급진적인 전개와 결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 자신 또한 Gold Rush 에 참여했던 경험을 살려서 그런지 묘사가 정말 실감났다. 지금처럼 인터넷은 커녕 티비도 없었던 이 시절 사람들은 평생 가보기 힘든 곳에 대한 이야기를 듣을 수 있는 수단이 활자밖에 없었을테니, 얼마나 더 재미있었..

[보스턴 일상] Reading Rainbow를 다시 만나다

어렸을 적 학교에서 보던 Reading Rainbow 시리즈를 이제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Reading Rainbow 는 미국 3-9세 아동을 대상으로 한 독서를 권장하는 티비 프로그램으로 1983년부터 2006년까지 PBS에서 제작되었던 장수 프로그램. 한 프로그램 당 상영시간은 30분. 내가 봤던 시기는 1988년부터 1990년일때니, 한창 잘 나갈때였던 것 같다. 어릴때부터 책을 좋아했던 나에게는 책 소개해주던 이 프로그램은 봐도봐도 재미있었다. 당시에 많은 아동 프로그램들은 백인들 위주로 진행했던 것 같은데, 이 프로그램은 흑인이 진행했다. 지금 찾아보니, 호스트였던 LeVar Burton 은 1957년생으로 Roots 와 Star Trek 에 출연했다고. 유명인사였군. 책소개..

보물상자 2012.06.29

북리뷰: 헝거게임 3부작

영화관에서 볼까말까 고민하다가 계속 비오고 추웠던 날씨 덕분에 결국 보지 않았던 '헝거게임. 책으로나마 한번 읽어보려고 했더니, 도서관에서는 엄청난 대기 리스트. 결국 빌렸다는 것도 잊어버렸을 때쯤이야 손에 넣었다. 영화화가 될 정도이니, 어느 정도 재미가 있으리라는 것은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더 재미있을 줄이야!! 몇년 전부터인가 더이상 Young Adult 책들이 재미있게 읽혀지질 않았는데. 이건 예외였다. 역시 가장 재미있는 것은, 1권인 "The Hunger Games" 영화가 많은 호평을 받지 못했던 것은, 텍스트만이 줄 수 있는 생생한 상상력을 영상에 옮길 수 없었기 때문일 것 같다. 텍스트 상에서만 풀어낼 수 있는 디테일한 배경 지식들, 미묘한 감정의 변화, 주변인들과의 작은 에..

북리뷰: Death Comes to Pemberley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오만과 편견'과 관련된 추리소설을 우연히 발견했다. 얼마전에 발견했던 Jane Austen Marriage Manual 보다 더 재미있게 읽었다. 펨벌리는 '오만과 편견'의 남자 주인공 다아시의 영지/저택 이름이다. 소설은 엘리지베스와 다아시가 결혼한 지 6-7년 후의 시점부터 시작한다. 몇십년 만에 펨벌리에서 무도회가 개최되기로 한 전날, 리디아와 피범벅이 된 위캄이 등장한다. '오만과 편견'에서 위캄의 절친으로 등장했던 대디는 바로 펨벌리의 숲속에서 살해당했다. 위캄은 대디의 살인자로 여겨져 감옥에 수감된다. 엘리자베스와 다아시는 다시 한번 가족의 명예와 행복을 위해 위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게 된다. 영부인과 위캄의 관계, 결혼 이후 빙리와 제인의 생활, 기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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