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상자 206

코로나 시대의 일과 삶: 서울 한달살기 #31 (feat 마마쿡 대치점)

미국에서는 잘 먹지 못하는 음식들이 손가락 하나로 문 앞까지 배달되는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그냥 반찬도 먹고 싶어졌다. 특히 샐러드가 아닌 (한국) 나물들은 왜 이리 먹어도 먹어도 맛있는지. 그래서 반찬 가게를 검색해봤고 가장 가까이 있는 마마쿡 대치점을 방문했다. 작은 플라스틱 용기에 예쁘게 담긴 반찬들이 가득한 가게에서 결정 장애가 왔지만 '아직 시간이 많으니까' 를 연신 되내이며 여섯 가지만 골랐다. 구입한 반찬들: 미역줄기 볶음, 달래오이무침, 동전 쥐포 볶음, 단호박 샐러드, 톳나물무침, 오곡찰밥 이상 2만 1500원. 보스턴에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한 상이 차려졌다. 고춧가루 범벅이어도 마늘이 좀 많이 들어 있어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곳에 있으니 참 좋다. 두 차례 허리 수선에 들어갔던..

코로나 시대의 일과 삶: 서울 한달살기 #30 (feat 서울아산병원 건강검진&오뚜기 그린가든 만두&선정릉역 용곱창)

수면 내시경을 받을 수 있게 된 후로는 종합 건강 검진이 더 이상 두렵지 않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병원에 간다는 것 자체가 좀 두렵기는 했지만 미국에서는 하기 힘든 것이므로 그냥 진행했다. 출구를 통제하고 철저하게 병원 들어오는 사람들을 관리하고 있는 덕분에 아산병원 자체는 한산했다. 하지만 신관 4층의 건강 검진 센터는 (내 기준으로는) 사람이 많아서 얼른 끝내고 나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건강 검진하고 나면 주는 죽은 항상 참 맛있다. 덕분에 전복죽으로 든든하게 점심도 해결했다. 수면 위내시경에 사용되었던 수면제가 강력했는지 집에 돌아온 후에도 내내 멍하게 있었다. 그러다가 냉동실에 넣어둔 오뚜기 그린가든 만두를 기억해냈다. 전자렌지를 이용해서 먹긴 했지만 보스턴에 있는 에어프라이기..

코로나 시대의 일과 삶: 서울 한달살기 #29 (feat 오토김밥 & S의 크리스마스 선물)

예산 삭감으로 카드 & 우표 구입비가 없어져서 급히 배너 이미지 두 개를 만들었다. 김밥 전문점이지만 닭강정으로 더욱 유명하다는 오토김밥을 배달의 민족으로 주문했다. 시킨 것은 닭강정 반마리, 오토김밥, 고추냉이 김밥으로 배달비 포함 총액은 21,000 원. 이태원 본점에서 오는 것은 아니지만 직영점이니 맛이 크게 다르진 않으리라 믿는다. 소문대로 한 입 사이즈의 닭강정은 바삭하니 너무 맛있었고 고추냉이 김밥은 신선한 채소가 아삭아삭 씹혀서 더욱 좋았다. 내일 종합 건강 검진으로 저녁부터 단식 해야 한다. 고등학교 친구 S로부터 생각하지도 못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독박 육아 중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서울에 나왔는데도 연락도 잘 하지 못한다는 것이 못내 마음에 쓰였나보다. 정말 너무..

코로나 시대의 일과 삶: 서울 한달살기 #28 (feat 무교동 유정낙지 & 몽슈슈 선정릉점 도지마롤)

서울에서 회사 다니던 시절에 자주 갔던 무교동 유정 낙지. 내가 서울을 비운 사이에 체인점이 되었나보다. 코로나 바이러스만 아니었다면 본점에 가서 예전 생각하면서 맛있게 먹었겠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로 배달의 민족으로 배달을 해보기로 했다. 시킨 것은 낚지 볶음과 낚지 계란찜이고 콩나물, 물김치, 단무지가 같이 왔다. 배달비 포함 총액은 33,900원. 낚지 볶음에는 역시 하얀 쌀밥이 필요하다. 매콤한 낙지 볶음 양념을 쓱쓱 비벼 먹으면 참 행복하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외식을 못하게 되자 크리스마스 케익 구하기가 정말 힘들어졌다. 그냥 넘기기엔 조금 아쉬운 마음에 몽슈슈 선정릉역에서 도지마롤을 픽업했다. 도지마롤은 몽슈슈의 대표 메뉴로 부드러운 시트에 북해도산 생크림이 들어간 롤 케이크이다. 평상시에는 딸기..

코로나 시대의 일과 삶: 서울 한달살기 #25 (feat 동지 팥죽 & 당근 마켓 첫 구입)

시장을 지나가다 동지라는 것을 알게 되어 팥죽을 샀다. 얼마 만에 동지에 맞춰서 먹는 팥죽인가. 오랫만에 먹는 것이라 더 맛있었다. 어디서 사야할지 몰라서 가장 줄이 길어 보이는 곳에서 샀고 가격은 6000원. 고모 말씀에 의하면 본죽 등 죽 전문점에서 파는 것에 비하면 저렴하다고 한다. 한국에서 해보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당근 마켓이었다. 사는 동네를 기반으로 중고 물품을 사고 팔 수 있다는 새로운 앱이라는데 호기심이 동했다. 팔고 싶었던 것은 미국에서 가져왔던 , 사고 싶었던 것은 싹쓰리 앨범과 가벼운 중국어 학습지이다. 고모 집에 놀러 갔다가 레이더 망에 거린 가벼운 중국어 학습지 일년 패키지를 구입했다. 선박 소포가 사라져서 미국에 가져갈 것을 생각하면 눈 앞이 깜깜해지지만 일단은 구해서 ..

코로나 시대의 일과 삶: 서울 한달살기 #24 (feat 신당동 남원 닭발)

서울에서 구입한 극세사 패드와 이불에서 계속 묻어나오는 먼지를 제거하고자 이른 아침부터 빨래를 시작했다. 이제 서울도 대형 세탁기와 건조기가 있는 빨래방이 많아져서 편리해졌다. 늘어난 빨래방은 젊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같이 빨래하면서 노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처음에 들었을 때는 생소했는데 조선 시대에도 빨래터가 만남의 장소였다는 것을 생각하니 이해가 되었다. 직접 빨래를 하지 않아도 되니 그 때보다 온전히 대화에 집중할 수 있겠지. 점심은 고모 집에서. 고모가 사당동으로 이사가신지 몇 년이 되었는데도 지금껏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최근 주거 공간에 관련된 책을 여러 권 읽어서 그런지 더 관심있게 보게 되더라. 고모 집은 아무리 작은 물건이라도 소중히 여기고 잘 관리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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