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상자 206

코로나 시대의 일과 삶: 서울 한달살기 #49 (feat 내돈내산 탱큐파머스 간장게장)

간장게장을 참 좋아하지만 가격이 부담스럽다. 그러다가 인스타드램에서 알이 튼실하게 들어간 후기 사진을 우연히 보게 되어 네이버 스토어팜 탱큐파머스에 주문을 넣어봤다. 꼼꼼한 배송 상자를 열어보니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용기에 얌전하게 들어있는 간장게장 두 마리가 보인다. 이런 밀폐용기에 받으니 마치 시골에서 친척이 보내주는 것 같아서 더욱 좋았다. 평소 5시 반에서 6시에 먹는 저녁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4시 조금 넘어서 주섬주섬 밥을 데우고 한 마리를 꺼냈다. 식당보다 크기는 아담해도 알은 차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간장게장만 있으면 밥 두 공기도 거뜬하게 먹을 수 있다. 밥도둑이란 이럴 때 쓰는 말이지. 제주도 감귤 샘플 박스를 주문했던 무릉 외갓집에 이어 두 번째 산지 직송 온라인 주문인데 굉장히..

코로나 시대의 일과 삶: 서울 한달살기 #48 (feat 신사역 전주 청국장집)

북극 한파가 사라지니 곧바로 미세 먼지가 공격하는 서울의 겨울이다. 개인적으로는 추운 것이 뿌연 미세 먼지로 뒤덮인 하늘보다 나은 것 같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마스크가 필수이니 미세 먼지가 그 전만큼 많이 느껴지진 않지만 공기 청정기가 없는 상태에서 창문 열어 환기 하기가 두렵다. 점심때는 하남시 C의 집에 놀라갔다. 오늘로 태어난지 딱 180일 된 아기 도하도 만났다. 이렇게 작은 아기는 오랫만에 만나는 것이라 조금 불안했는데 생글생글 잘 웃어주는 모습을 보며 마음을 놓았다. 내가 참 좋아하고 아끼는 C는 야무지고 현명하게 자신의 가족을 잘 지키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새로운 생명을 키우면서 C는 더욱 발전하고 다른 사람이 되겠지만 그 과정을 내가 옆에서 지켜보고 응원해줄 수 없는게 참 아쉽다. 2..

코로나 시대의 일과 삶: 서울 한달살기 #47 (feat 눈 오는 서울)

내가 보스턴에서 눈을 몰고 온 것인가? 아니면 지난 8년동안 지구 온난화 현상 가속화로 서울 기후가 변한 것일까? 눈이 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올해 들어 두 번째 폭설이 내렸던 오후이다. 눈이 펑펑 내려서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창문 밖의 세상이 하얗게 변했갔지만 이미 날이 많이 풀려서인지 쌓이는 것 같지는 않았다. 16층 라운지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그 전에는 몰랐는데 많은 건물 옥상이 푸른색이라 참 예쁘다. 마치 녹음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나 할까나. 서울에서 자라고 일하는 동안에는 높고 빽빽한 아파트와 빌딩들 사이에 있어서 잘 몰랐는데 낮은 건물들도 참 매력적인 것 같다. 높고 낮은 건물들이 적절하게 발란스를 맞추면서 지속되길 바라는 것은 세상 물정 모르는 것일까? 간만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

코로나 시대의 일과 삶: 서울 한달살기 #46 (feat 테헤란 분식 강남세트)

어제 잠드는 순간까지 생각났던 테헤란 분식. 인스타그램에서 떠오르는 최근 강남 분식 맛집으로 가래떡으로 만든 떡볶이가 유명하다. 혼자 먹기에 양이 많은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떡볶이, 순대, 어묵 구성의 강남 세트를 주문했다. 가격은 1만 1900원. 떡볶이는 3단계 맵기로 선택할 수 있고 순대도 간과 모듬으로 취향껏 선택 가능하다. 배달의 민족에서는 주문 중으로 나와서 방심하고 있다가 갑자기 들이닥친 강남 세트의 모습이다. 이제 미국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아서 하나씩 클로즈업 해서 기록을 남겨두기로 한다. 맵기보다는 달달한 편인 가래떡 떡볶이의 모습이다. 통통한 가래떡 두 개와 구불구불한 어묵이 하나 들었다. 가래떡을 썰어 먹을 수 있는 나이프도 들어있다. 가래떡 두 개라서 가뿐할 줄 알았는데 막상 먹..

코로나 시대의 일과 삶: 서울 한달살기 #45 (feat 고투몰 쇼핑)

라떼는 말이야 고터몰은 그냥 '지하상가'였어. 버스 타고 다니기 시작할 때야 되어서야 지하상가 위에 있는 건물들이 고속 터미널이라는 것을 알았지. 한가람 문구는 그 시절에도 있었는데 환경 미화에 쓸 용품들 사기 위해서 좁고 어수선한 지하상가를 걸어가면서 너무 무서워서 오가는 길 내내 엉엉 울었다. 퉁퉁 부은 눈으로 집에 돌아갔는데 그후에 담임 면담 시간마다 엄마가 얘기했는지 한 번도 방과 후 환경 미화 프로젝트에 동원되지 않았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하다. 고등학생 때 옆 동네 남학교 축제, 수학 여행 때 입을 사복을 사기 위해 2-3번 가본 후로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지하상가는 발전을 거듭하고 이름도 낯선 고투몰이 되었다. 동대문처럼 보세 옷가게들이 즐비하지만 물건 디자인, 퀄리티가 더 낫고 디스플레이..

코로나 시대의 일과 삶: 서울 한달살기 #44 (feat 익석동 앞으로의 빵집 내돈내산 비건 초코-쑥 인절미 반반 케이크)

계속되는 피부 트러블로 우유와 유제품을 끊은지 3년 차이다. 우유와 치즈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그토록 좋아하던 요구르트를 끊는 것이 가장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니까 생각이 더 이상 안 난다. 인간이란 적응의 동물이다. 유제품을 끊고 나니 먹을 수 있는 디저트 종류가 몹시 제한되기 시작했다. 어지간한 페스츄리와 케이크에는 버터가 다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건이 아님에도 비건용 디저트를 찾아다니게 되었다. 미국에서는 웬만한 곳에서는 비건을 위한 메뉴가 있는데, 한국은 아직 찾아가야 하는 것 같다. 팔로우 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서 알게 된 곳이 비건 베이커리 앞으로의 빵집이다. 익선동에 위치한 매장은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로 홀케이크 주문 픽업만 가능하다. 꾸덕한 초콜렛 케이크 사진을 인스타그램 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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