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비아는 나일강 남쪽과 수단 북쪽에 위치하고 있던 아프리카 고대 문명 중 하나이다. 다른 문명들에 대한 기록은 거의 없는데, 누비아는 고대 이집트와 활발한 교류를 통해 그 흔적이 이집트 쪽에 조금 남아 있다.
내가 누비아라는 이름을 처음 접한 것은 크리스티앙 자크의 1997년작 <람세스> 5 부작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책에서는 누비아 사람들의 뛰어난 활쏘기와 검은 피부를 지닌 아름다운 누비아 여성들에 대한 묘사가 종종 나왔던 것 같다.
보스턴 미술관 (Museum of Fine Arts, Boston) 의 <Ancient Nubia Now>의 전시품들은 대부분 미술관 자체 콜렉션이다. 20세기 초반, 수단이 영국 식민 지배를 받는 동안 보스턴 미술관 직원들은 고대 누비아 문명이 있던 나일강 남쪽과 수단 북쪽 발굴 작업에 참여했다. 그 결과, 발굴된 많은 유물이 보스턴 미술관으로 오게 되었고, 현재는 전 세계에서 수단을 제외하고 가장 많고 다양한 고대 누비아 유물을 보유하게 되었다.
식민주의가 팽배하던 시절 가져온 유물 반환건은 미술관/박물관에서는 식지 않는 핫 토픽이다. 유물을 빼앗긴 자와 유물을 지금까지 관리하고 전시하던 자의 입장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보스턴 미술관는 그나마 조금 진보적인 입장으로 20세기 초반에 상의와 논의 없이 유물을 가져왔다는 것 자체는 인정한다. (하지만 반환은? 글쎄)
이번 고대 누비아 특별전의 많은 유물들은 그동안 미술관 아카이브에만 있다가 최초로 대중에게 공개된 것이 많다고 한다.
고대 누비아 특별전 홈페이지: https://www.mfa.org/exhibitions/nubia
많은 유물들이 고대 이집트 문명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주는데 이는 고대 누비아가 이웃 국가인 이집트와 상당히 활발한 교류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크리스마스 주간 무료 오픈하는 기간에 갔더니 정말 사람들이 복작복작 많아서 전시를 오랫동안 보지 못해서 조금 아쉽다. 무덤에서 나온 손톱만한 가공된 보석 유물도 참 많았는데...
보스턴 미술관 팁: 특별전은 항상 중앙 안내 데스크 앞 계단/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나오는 지하 1층 공간에서 진행된다. 대부분의 특별전은 별도의 티켓 구입을 할 필요가 없다.
누비아 특별전을 다 보고 나오니 다음 특별전 안내가 날 마주한다. 바스키아라니! 바스키아 작품을 실제로 본 적은 많이 없는데 정말 기대가 된다.
보스턴 미술관에 오면 들리게 되는 1층 카페.케이터링을 해오는 미술관/박물관도 있는데, 보스턴 미술관은 지하에 주방에 있어서 실제로 요리를 한다. 단, 밑에서 요리가 올라와야 하므로 주문 후 음식이 나오는데 까지 시간은 꽤 걸리는 편이다.
새로운 디저트 메뉴가 눈에 보여서 주문해봤다. 설탕에 졸인 생강 캔디와 플랑(Flan). 오래 돌아다녀서 힘들 때는 당을 보충해주면 힘이 나는 것은 진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