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현대 미술관 (Institute of Contemporary Art) 의 쿠사마 야오이 특별전 <Love is calling>.
작년 9월 24일 오픈해서 2월 7일까지 하는 특별전로 별도의 티켓을 구매해야 들어갈 수 있다. 쿠사마 특유의 컬러풀한 이 설치 작품은 오픈하자마 엄청나게 입소문을 타서 주말 관람은 이미 11월 초부터 전부 매진될 정도로 큰 인기라서 결국 평일 오후 표를 구매했다.
보스턴에 처음 왔을 때는 삭막한 공사장에 있던 ICA는 불과 몇 년 만에 화려한 럭셔리 고층 빌딩이 즐비하게 들어선 씨포트(Seaport)의 위치적 장점을 한껏 누리고 있다.
쿠사마 특별전이라 그런지 입구에도 둥근 점으로 장식을 해둔 것이 눈에 띈다.
4층 건물인 ICA의 전시실은 막상 4층 하나이다. 2층은 교육 공간으로 3층은 극장으로 쓰이고 있다. 1층 로비에서 표를 구매한 후에 외부를 환하게 볼 수 있는 통유리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올라가면 된다.
4층에 내리자마자 역시나 둥근 점과 톡톡 튀는 배경색으로 맞아주는 쿠사마 야요이 특별전. 4층 갤러리가 전부 쿠사마 특별전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가보니 큰 설치 작업 하나가 전부였다.
공기가 들어간 천으로 된 설치 작업이라 한 번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을 제한하며 도슨트와 함께 들어간다. 들어간 후에는 2분 동안 설치 작업을 감상하면서 자유롭게 사진도 찍을 수 있다 (동영상 촬영 금지).
둥근 점, 기이한 모양, 화려한 네온 색상의 이 작업은 네 면 전체 거울로 된 작은 임시 방에 설치되어 있다. 네온 색상은 일정한 간격으로 색상이 바뀐다. 스피커에서는 쿠사마 본인이 낭송한 시가 흘러 나온다.
거울로 인해 설치 작업이 곱절로 복잡해 보이는 효과가 있는데 환 공포증이 있다면 들어서자마자 어지러움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쿠사마 야요이는 1929년 일본 출생의 여성 조각가이자 설치 미술가이다. 제프 쿤스, 데미안 허스트 등의 동시대 남성 작가들 사이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전세계적으로 가장 인기가 많은 생존 작가이기도 하다. 젊은 날, 쿠사마는 약 15년동안 뉴욕에서 살고 작품 활동을 하면서 아방가르드 아트 최전선에서 이름을 날렸다.
1977년 자발적으로 일본 도쿄의 정신 병원에 입원 후 그 곳에서 계속 작업을 하고 있다. 쿠사마의 불안 장애, 강박 장애, 환각은 그녀 작업의 둥근 점에서 볼 수 있다. 패션 디자인에서도 흔히 발견할 수 있는 둥근 점 문양은 보통은 일정한 모양과 간격으로 리드미컬한 느낌을 주는 반면 쿠사마의 둥근 점들은 크기가 제각각이며 배열도 불규칙해서 불안정한 느낌을 준다. 쿠사마의 둥근 점을 계속 보다 보면 어지럽고 매쓰거운 느낌을 주는 것이 바로 그녀가 보는 세상인 것이다.
2분이 지나고 나오면 스피커에서 들리던 시의 영문 번역이 보인다.
ICA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4층 전시실 끝에 마련된 휴식 공간이다. 전면 통유리로 되어 있어서 날씨가 좋은 날에는 너무 예쁜 보스턴 항구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겨울이라 다소 삭막한 보스턴 앞 바다 모습이지만 담아봤다.
푸른 물결을 한참이나 멍하게 바라보다가 다시 1층으로 내려왔다. 1층 뮤지엄 스토어에는 쿠사마 굿즈로 가득하다.
전시실이 1층 밖에 없는 보스턴 현대 미술관 ICA 는 시간이 없는 관광객들이 $15 입장료를 낼만한 가치는 없다고 생각한다. 보스턴 주민의 경우, 도서관에서 뮤지엄 패스를 사전 예약해서 할인된 가격($5) 으로 본다면 괜찮을 것 같다.
도서관 뮤지엄 패스 안내:
보스턴 도서관 - https://www.bpl.org/museum-passes/
브룩라인 도서관 - https://www.brooklinelibrary.org/museum-passes/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