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서 줄기차게 보이는 광고에 호기심이 생긴 일대일 화상 영어 링글 Ringle 이다.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듯이 링글의 차별화 전략 키워드는 "명문대 원어민 튜터와 수업" 이다.
냉정히 이야기해서 명문대 원어민 튜터를 찾는 것은 생각만큼 어려운 일은 아니다. 명문대를 나오고 글로벌 회사를 다닌다고 해서 좋은 튜터가 된다는 등식도 성립하지 않는다. 어디가 이상한지 들으면 바로 눈치를 채지만, 기분 나쁘지 않게 어떻게 수정해야할지 조근조근 가르쳐 주는 것은 명문대 원어민 튜터보다 오랜 교사 경험이 있는 사람이 더 잘 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
하지만 체험 수업을 한 후에 3회 수강권을 결제한 이유는 첫 번째 이유는 교재였다.
부수입을 벌기 위해서 화상 영어 튜터를 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프리 토킹으로 한다거나 발음 교정해준다면서 기사를 읽게 시키거나 하는 등 쉽게(?) 돈을 벌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원어민 튜터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학생 스스로가 탄탄한 교재를 찾아서 커리큘럼을 짜는 수고를 해야했다. 링글과 비슷한 화상 랭귀지 플랫폼인 italki 를 해보다가 그만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MBA 수업에서 사용하는 케이스 스터디를 영어 공부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바꾸어서 교재를 만든 것은 참 기발하다.
링글이 좋았던 두 번째 이유는 강사 랜덤 선택 기능이었다.
몇 명의 튜터를 정해놓고 돌아가면서 수업을 해도 괜찮겠지만, 사실 현실 세계에서 내 입맛에 맞는 사람만 쏙쏙 골라서 같이 일할 수 있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이런 생각 때문에 수업할 수 있는 시간만 정해두면 강사를 선정해주는 기능이 있다는 것이 참 좋았다.
나는 4번의 수업을 모두 다른 튜터와 진행했고 다른 수강생들이 남긴 튜터 피드백은 신경쓰지 않았다.
일대일 화상 영어 링글이 좋았던 세 번째 이유는 복습 기능이었다.
컴퓨터 분석을 통해서 자주 사용한 50개 단어를 알 수 있고, 그 중 20개는 동의어 리스트를 제공한다. 나는 따로 노트에 정리해두고 미팅 들어가기 전에 한 번 쓱 읽고 들어간다.
레코딩을 통해서 1분당 단어량, 단어의 폭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참 좋았다.
링글이 마음에 들었던 네 번째 이유는 숫자화된 피드백 시스템이다.
튜터가 몇 줄 피드백을 남기는 것은 수강생 관리 차원에서 다 하는 것이라 새롭지 않다. 하지만 숫자로 된 점수를 낼 수 있다는 것은 링글 내부적으로 기준을 세웠고, 튜터들에게 교육을 시켰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니겠는가?
첫 수업은 9점, 두 번째는 9.5, 세 번째와 네 번째는 9.38이 나왔다. 어차피 사람이 매기는 주관적인 점수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지만 체계적인 피드백 시스템이 갖춰진 점에서 신뢰성이 높아졌다.
한 달 이용한 내가 추천하는 링글 활용 팁은 다음과 같다.
-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현실 세계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튜터을 경험하라.
- 수업 기억이 생생할 때 간단하게라도 피드백을 정리해보자.
- 수업 끝나기 5분 전, 튜터에게 내가 쓰고 있는 영어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고 개선 방안을 제안해달라고 하라. 4 주간 내 경험을 나누자면, 개선 방안은 다양했지만 4명의 튜터가 하나같이 똑같은 약점을 언급했다. 이렇게 나의 영어 약점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링글 수업을 한 보람이 있었다.
링글은 모든 사람에게 잘 맞는 영어 교육 플랫폼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40분 수업을 알차게 하기 위해서는 예습도 해야하고, 복습 자료를 꼼꼼하게 보지 않으면 죄책감마저 들 수 있다. 영어를 많이 써야 하는 확실한 이유가 있는 사람들이 현실 세계의 인정사정 없는 전투를 준비하기 위해서 활용하는 것이 가장 투자 대비 효과가 높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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