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대신 미국은 파더스 데이 (아버지의 날)과 마더스 데이 (어머니의 날)을 각각 기념한다. 한국 공휴일처럼 특정 날짜를 지정하지 않고 몇 번째 일요일 이런 식으로 확실하게 기념일을 챙기는 미국 스타일에도 점점 익숙해져간다.
1908년 웨스트 버지니아 주 한 탄광에서 300명이 넘는 광부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후 장례 예배에서 아버지를 위한 날'이라는 표현이 처음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 다음 해 소노라 스마트 도드가 어머니에게 감사를 표하는 마더스데이와 같이 아버지에게 감사를 표현하는 파더스데이 (Father's Day)를 만들자고 하면서 시작되었다. 소노라가 살던 워싱턴 주가 1910년 처음으로 파더스 데이를 공휴일로 지정했고 1972년 당시 대통령이던 닉슨이 정식으로 연방 공휴일로 제정한 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파더스 데이를 시작한 소노마는 16살이 되던 해 어머니가 출산으로 세상을 떠난 후 홀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6남매 중 유일한 딸이었던 소노마는 홀아버지와 함께 집안일을 책임지고 오빠들과 젖먹이 남동생을 돌보았다고 한다. 어머니만큼이나 아버지의 존재를 기념하고 감사해야한다고 항상 생각했다고 한다.
지금의 나보다 더 젊었던 아빠의 모습. 나에게는 첫 공기를 마셨던 그 순간부터 항상 있던 익숙한 존재이지만, 아빠에게는 몹시 귀엽고 예쁜 아기였나보다. 가까이 있으면 스트레스 받는 일이 종종 있겠지만, 그래도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아빠와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하는 사실을 생각하면 가슴 속 깊은 곳이 묵직하게 내려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