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번째 감사일기
하나. 아빠로부터 용기를 갖고 행복하게 살라는 이메일을 받았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항상 사랑하고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보호하겠다는 말에 눈물이 쏟아진다. 아빠 보고 싶다. 가족들이 있는 서울에 가고 싶다.
둘. 결국 마지막으로 기댈 곳은 가족 밖에 없다. 그런데 나 혼자 왜 여기에 있는걸까?
코로나 트라우마가 사라져도 이 질문에 답을 할 수 없다면 (금의환향이 아니더라도) 떠나야 할 것 같다.
셋. 블로그/유투브/텔레비전 등등 매력적인 (중년) 여성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불공평한 세상에 대한 분노 게이지가 올라간다. 객관적으로 많이 부족한 것 같지 않은데...왜 나는 외롭고 힘든 것일까?
넷. O 언니와 한 시간 조금 넘게 통화를 했고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한국에 가면 모든 것이 나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은 버리고 현실적이고 적극적으로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좋은 조언을 받았다.
최근에 경험한 감정들이 지극히 정상이라는 위안도 받았고 perfection을 추구하면서 스스로를 더욱 괴롭게 하고 있다는 것도 인정해야한다는 것도 느꼈다. 내 인생에서 이렇게 좋은 사람을 알고 있다는 것에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
다섯. 지난 며칠동안 달달했던 이야기의 끝은 분노와 큰 실망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래도 한 마음 한 뜻으로 응원했던 기억이 남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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