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번째 감사일기
하나. 기분 전환도 하고 Adam도 만날 겸하여 Providence 로 놀러갔다. 화창한 주말이기도 했지만 Father's Day 라서 기차 안에는 사람들이 참 많았다. 마스크를 벗은 사람은 하나도 없어서 안심이 되었다.
No carb diet를 하고 있다고 해서 Adam에게 브런치할 레스토랑을 전담했다. Red Strip는 동네 프렌치 비스트로였다. 안 쪽으로 공간이 꽤 넓은 것 같았는데 bar에만 좌석이 있다고 해서 그냥 앉았다.
집에서 만들기 힘든 에그 베네딕트와 블러디 메리 한 잔을 시켰다. 적색육 섭취를 줄이니 자연스럽게 먹지 않게 된 햄을 오랫만에 먹으니 눈이 휘둥그레해질 정도로 맛있게 느껴졌다.
점심을 먹고 난 후에는 프로비던스에서 힙한 동네로 떠오르고 있는 west side 에 가서 잠시 구경했다. 작지만 알차게 큐레이션된 Riffraff Bookstore + Bar를 꼭 보여주고 싶었다는 말에 가서 poolside read할 책을 같이 골랐다.
Providence 당일치기를 더욱 풍성하게 해 준 것은 바로 딸기를 딴 것이다. 지금까지 딸기는 낮은 덤불에서 따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얼마나 무지했던가. 뙤약볕에 딸기를 따보니 왜 가격이 비싼 줄 이해가 단번에 되었다. apple picking과는 다르게 다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것 같다.
시간을 쪼개서 간 곳은 Adam의 어릴 적 친구 Jennifer의 집. 오랫동안 Jennifer 이야기를 들었지만 실제로 만나는 것은 처음이었다. 정말 그림처럼 아름다운 곳에 예쁜 집이 있고 코로나 이전부터 재택 근무를 하면서 너무 예쁜 아들 둘을 키우고 있었다.
둘. Adam 과 Jennifer 의 대화를 듣고 있으니 향수병이 재발했다. 서로의 history와 가족을 다 알고 있는 친구와 얼굴 보면서 이야기할 수 있다니.
20대의 나로써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던 가정사로 미국에 도망치듯이 나왔다. 그 때는 내가 먼저 살고 싶었기 때문에 가족과 친구들을 다 두고 오는 것에 대해 두 번 생각하지 않았다. 그 때 그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지만 이제 충분히 힘이 생겼으니 다음 인생 챕터를 어떻게 살지 생각해봐야겠다. 내 나라로 돌아가는 것에 이렇게 많은 용기가 필요한 것일까? 나는 대체 누구의 눈치를 살피는 것일까?
다음 주 (6/21-6/27) 타로 리딩:
직업- 관계-기분-애정-조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