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버킷 리스트/나누는 감사일기

나누는 감사일기 7/12/2021

보스턴돌체씨 2021. 7. 13. 04:37

161번째 감사일기

하나. 아침부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재택의 유혹을 느꼈지만 그대로 출근했다. 겨울이 6개월인 보스턴은 짧지만 강렬한 여름이 살아갈 기운을 주는데 올해는 비가 너무 많이 온다. 미국 서부는 살인적인 더위이고 동부는 홍수이고. 나라 면적이 넓으니 극단적인 현상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데 기후 변화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러모로 짜증나고 힘든 여름이다. 생각하기 싫은 추억으로 어서 되어버렸으면 좋겠다.

 

둘.  클로징과 렌트 기간이 제발 오버랩 되었으면 좋겠다. 7월 말이면 할 수 있다더니 감감 무소식이고 현재 렌트 주인은 장기간 렌트할 사람을 구하기 때문에 8월 말에 나가야 한다. 빠듯한 예산이라 에어비앤비와 셀프 스토리지 비용이 없어서 마음이 불안하다. 

 

급할 때 의지할 가족도 없는데 왜 이런 큰 일을 저질렀을까 하고 후회해도 이미 엎지러진 물이고 지금은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하는데...힘들다. 간격이 3주 이상 되면 비빌 구석 있는서울에 갔다 오는게 비용적인 면에서는 훨씬 나은데. 회사에서 허락해 줄지가 의문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면 다시 뫼비우스의 띠처럼 이런 결정을 한 것+ 고립된 '섬' 상태에서 지옥불 경험을 과감하게 끊고 떠나지 못하는 내 자신이 한심스러워진다. 

심호흡. 
복근 운동. 
독서. 
'end date를 정했으니 그 때까지만 버티자' 라는 셀프 주문. 

 

오늘 하루도 버텼다. 

 

셋. 트위터를 찾아보니 6월 23일에 연말 서울 일정을 요청했었다. 힘들고 짜증나는 일상, 캄캄한 마음의 등대가 되어줄 이 계획도 당연하게(?) 업데이트가 없다. Kati 는 이번 주말부터 휴가이니 8월이나 되어야 알 수 있겠지. 안 된다고 하면 무급 휴가 또는 3달 absence leave를 신청할 생각이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아직 한 달도 지나지 않은 것인데. 역시 모든 문제는 상대적이고 마음 쓰기에 달린 것이다. 

 

넷. 그러고 보니 토요일(10일)에 클하에서 gratitude 를 받았다. 작고 소소한 금액이지만 누군가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서 줬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따뜻해진다. 

 

다섯. <마흔살 식사법> 읽은 후로 먹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있다.  동물성이든 식물성이든 단백질 섭취량을 절대적으로 많이 늘려야 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배웠다.

 

비건에 다시 도전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공부를 하지 않고 시작했다가 덜컥 건강이 안 좋아졌던 경험을 생각해보면 자력으로 하는 것은 무리이고 cook unity 를 사용하면 괜찮을 것 같다. 

 

사무실 출근 점심으로 두부 반 모, 삶은 달걀, 아보카도, 템페 조금, 아몬드, 토마토를 챙겨왔더니 생각보다 배가 든든하다. 

 

물가가 많이 올라서 cook unity로 아예 옮길지 아니면 지금처럼 격주로 조금만 시켜서 보충해 먹을지 생각해보긴 해야할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게 신경 쓸 것이 많으므로 일단 보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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