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번째 감사일기
하나. 안정적인 삶을 위해서 주거에 큰 투자를 했는데 마음을 갉아 먹히는 기분이 든다. 이래서 다들 new built를 좋아하지만 선뜻 도전하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Marianne으로부터는 연락을 받았는데 막상 Scott은 클로징 날짜 연락을 받은 것이 없다고 하고. 다음 주 목요일이면 rate lock도 풀리는데 만사 짜증이다.
둘. 별 생각 없이 한국 아파트걱정, 리쿠르터에게서 연락이 왔다는 이야기를 한 것인데 내가 못나서 시기심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아침 시간을 보냈다. 한국을 가고 싶지만 너무나 막막해서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혼자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스트레스 받았다. 물론, 그 사람이 한참 많이 부족한 나와 인연을 이어나가고 싶지 않은 생각이 들면 어쩌지 하는 overthinking를 했다는 것도 인정한다.
'미국을 떠나지 말아야 하나?' 한국으로 돌아가면 이런 생각이 스물스물 올라오는 날이 더욱 많아질텐데..좋은 연습이다. 이런 예행 연습을 몇 번 더 하면서 마음을 다스리는 동시에 생각도 정리할 수 있겠다. 나를 믿기 때문에 그런 얘기를 들려준 것에 감사하다.
셋. 모닝 루틴으로 자리잡은 타로 리딩을 120일동안 적극적(?)으로 해보기로 했다. 여러 차례 저널을 시도했으나 다 실패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그냥 감사일기 하단에 남기는 것으로 해볼테다.
넷. 부모/친척들 조언, 장소(문화)에 살면서 자연스럽게 터득한 지혜가 없어서 그냥 무작정 내 (머리와) 체력을 박아 넣어야 하는 삶의 방식이 이제는 지치고 지긋지긋하다. 물론 미국에서 누릴 수 있는 자유와 해방감이 좋긴 하지만 언제까지 억척스럽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영양소 생각하면서 최대한 잘 챙겨 먹고 스트레스 관리하고 운동도 꾸준히 하지만 체력과 정신력의 한계가 오고 있기도 하다.
- 가족/가까운 친척들 (미국에) 없음.
- 여기 친구들은 코로나 전에는 좋았는데 작년 코로나 락다운 시기를 보내고 나니 마음 정리가 자연스럽게 됨. 한 번 거리감이 생기니까 더 이상 stay connected 하고 싶은 의욕이 없어짐. 이건 내 문제일수도.
- 연애는 조금 애매한데 메타언어를 아주 좋아하고 아시아계에만 호기심이 생기는 취향으로는 힘들 것 같음. 물고기를 잡으려면 바다로 가야지 산골 윗자락 계곡에서 무엇이 되겠는가 싶기도 하고.
- 직장과 업무은 번아웃 상태로 bare minimum 오토 파일럿 상태가 지속됨. 해외 출장과 해외 행사 진행이 사라지니 흥미가 도저히 생기지 않음.
다른 말로 바꿔보면,
- 떠나면 후회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있는다. 하지만 존버하면서 있어야 할 이유가 아직 있나?
- 경력을 쌓는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갔을 때 살릴 수 있는 경력이 아닌걸?
- 직계 가족 (1촌, 2촌)들도 언젠가는 내 곁을 떠날 날이 오는데... 그 때에 누군가와 함께 있고 싶다는 것은 인간으로써 자연스러운 감정이 아닐까? COVID-19로 안전 위협, 여행 제약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는데 이걸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다.
- 6-7 figure 연봉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고통스러워하면서 충성을 다할 필요가 있을까? 업무의 범위도, 승진도, 비영어권 출신으로 30대에 미국 온 것 감안하면 이 정도 올라간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는데 한계가 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특히, 업무 외 일상에서 에너지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무엇을 위해 왜 계속 힘을 내야 하는 것일까?
다섯. X의 권유로 Sleep Tracker 앱을 다시 사용했다. 프리미엄이 아니라서 예전 데이터가 다 사라져서 수면 퀄리티 분석은 되지 않은 상태이다. 코로나 락다운 시작한 후로 새벽에 벌떡 일어나는데 앱을 통해서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겠지.
모닝 루틴 타로 리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