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번째 감사일기
하나. One who wants to wear the crown bears the crown.
얼떨떨하고 비현실적인 클로징을 마쳤다. 무서울 줄 알았는데 참 많은 종이 서류에 서명을 하고 은행 빚을 갚아가는 과정에 대해 다시 한 번 들었던 45분이었다.
은행에서 송금이 완료 되지 않았던 것, 열쇠를 받지 않아서 혼란스러워하면서 집에 돌아왔다. 계획했던 것들을 이루고 난 후의 허전함과 허무함이 몰려왔다. 남들은 이런 감정을 어떻게 채우는 것일까.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에는 몸과 마음이 지쳐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외딴 길에서 지도도 나침반도 없이 길을 잃어서 주저 앉은 것 같은 느낌마저도 든다.
둘. 가상 열쇠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내일 한 번 가봐야겠다.
셋. Victoria가 이번 주 토요일에 인테리어 상담을 해주면서 작은 짐도 몇 개 옮겨주겠다고 했다. 매트리스와 같은 큰 가구들을 옮기는 날이 공식 이사겠지만 작은 짐들을 미리 미리 옮기고 정리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겠지. 특히 다음 달(8월)은 공휴일도 없고 최대한 휴가 시간을 쓰지 않을 생각이다.
그나저나, 연말 서울 리모트+휴가는 언제 알려줄 것인가. 항공권 예매하고 싶다-
넷. ㅅㅎ 씨와 2시간 넘게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어떻게 보면 나의 커리어 과정을 옆에서 다 지켜본 사람인데 그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좋게 생각해주는 참 소중한 존재이다. 차갑고 가차없는 커리어 과정에서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여전히 마음 열고 연락하면서 지낸다는 것만으로도 사회 생활 성공이라고 할 수 있겠지. 감사하다.
오늘 들었던 가장 좋은 이야기는 '남들을 생각하지 마. 너 위주로만 생각해' 였다. 그냥 하는 말에도 '남'을 언급하고 있다는 것도 좋은 피드백이었다.
자존감은 그 때나 지금이나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이제는 내가 문제를 인식했고 의식적으로라도 자신감을 가지려고 하니 분명 나아질 것이다.
다섯. 싱가포르 찰스앤키스에서 사왔던 신발을 오랫만에 꺼내 신었다. 신발 자체는 참 예쁘지만 발목을 강조하는 디자인은 코디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부지런히 신어야지.
모닝 루틴 타로 리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