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번째 감사일기
하나. 하루를 살아가는게 아니라 버티고 있는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조금만 더 버텨보자'
'이것만 참으면 되겠지'
오지도 않을 수 있는 내일을 위해 오늘을 포기하면서 꾸역꾸역 살고 있다. 내가 즐겁지 않는데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서울 일정이 컨펌된 지금은 최저점보다 조금 나아지긴 했다. 상처가 생겼으면 아프더라도 소독하고 적절한 치료를 해야지 무섭다고 그냥 반창고만 덕지덕지 발라두고 도망가지 말아야지. 오늘도 결심을 다시 다져본다.
둘. 생각보다도 훨씬 맛있었던 냉동 비건 피자. 비건 페퍼로니와 이탈리안 소세지 맛은 놀라웠음. 앞으로 대체육 시장은 얼마나 더 발전할 것인가. 기대된다. $5.99
셋. 내일 허리케인 온다는게 실감 안 날 정도로 화창하고 더운 여름 날씨였다.
넷. 경제적으로 좋지 않은 타이밍에 만나서 애써 무덤덤하게 감정을 흘려보내려고도 해보고 절대자도 원망했다. 근데 스트레스 만땅인 상황을 이겨내라고 이런 인연을 위에서 보내준 것으로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왜냐면 이 분에 대한 내 감정은 더 이상 호기심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이들면 시간 지날수록 점점 더 마음에 드는 사람 만나기도 힘든데 일방적으로 나만 좋아하는 관계가 아니라서 참 감사하다. 삼개월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문자하고 통화하는 것은 그 쪽에서도 호감이 없으면 불가능한 것이니까.
H가 '연애하는거네' 라고 말해서 가슴이 쿵 내려 앉았는데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사실 아주 많이 좋았다. 이 분과 특별한 관계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이렇게 강해졌구나.
다섯. 커피 한 잔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오후에 한 잔 마셨더니 기분은 좋은데 잠이 오지 않는다.
모닝 루틴 타로 리딩:
스펙터클한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