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금스크와 니트릴 장갑으로 단단히 중무장하고 이 주만에 트레이더 조를 갔다 왔다. 시니어 쇼핑 시간 후에 바로 들어가기 위해서 아침 8시 30분쯤 도착했는데 이미 내 앞에 15명이나 서 있었다. 그래도 일찍 줄서서 기다린 탓에 9시 10분쯤에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한 달만에 화장실 휴지, 미용 휴지, 치킨 타올을 발견했다. 한 사람당 하나만 사라고 적혀 있긴 했지만 두 개씩 남은 사람들도 종종 보였다. 이제 화장실 휴지 사재기는 좀 그만 했으면 좋겠다.
2주 만에 갔더니 종이 봉투 5개 가득하게 쇼핑을 했는데 자가용 없이 다 가져오느라 너무 힘들었다. 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있어야 하는 것일까.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내가 생각하는)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 미국 라이프 스타일 변화를 정리해봤다.
- 레스토랑에 가는 것만큼이나 한국처럼 음식 배달하는 문화가 활성화 되다.
- 온라인 학습이 일반화 되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헬스장 문 닫기 전에는 동영상으로 보면서 홈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가능한 것이었다. 직장 동료도 줌으로 요가 클래스 (회당 $15)을 진행한다. 앞으로는 온라인 학습에 대한 심리적인 장벽이 낮아져서 더욱 수요와 공급이 많아질 것 같다.
- 온라인 학습만큼이나 원격 진료도 많이 이뤄질 것 같다.
- 한국과 마찬가지로 그로서리 배달이 보편화 되다.
-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비지니스는 더욱 커지고 블루밍이나 니만 마커스 같은 리테일 체인과 상점들은 더욱 문을 많이 닫을 것이다.
- 코로나 바이러스가 잠잠해지더라도 한동안 위생에 신경을 많이 쓰고 많은 사람들이 손 세정제, 마스크, 소독제, 휴지를 쟁여둘 것 같다.
- 보수적인 회사들도 코로나 바이러스 재택 근무를 시행했는데, 앞으로는 많은 기업들이 사무실 렌트비/운영비 대비 효율을 따져보고 재택 근무 비율을 높일 것으로 생각한다. 또, 재택 근무가 많아지면 이를 편하게 해주는 관련 산업들이 많이 생기고 규모도 커질 것이다.
- 비디오 컨퍼런스가 활성화 된다. 실제 미팅과는 또 많이 다르기 때문에 앞으로는 비디오 컨퍼런스 시 스타일링 & 메이크업 & 스피킹 노하우가 있어야하겠다.
- 영화관 개봉과 동시에 스트리밍 개봉하는 영화가 점점 많아진다.
- 재택 근무, 음식 배달, 온라인 학습, 홈트, 스트리밍 영화 개봉 등 집에 있는 시간이 기본적으로 늘어나면서 인테리어나 홈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한다.
- 한동안 쪼그라들었던 독서/북클럽은 다시 인기 있는 여가 생활이 될 것 같다.
- 외향주의자들을 좋아하는 미국 사회에서 드디어 내향주의자(집돌이/집순이)들이 자신의 본 모습을 찾고 당당해질 것 같다.
-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가짜 뉴스를 비롯 너무 많은 정보가 동시에 쏟아져 나왔다. 앞으로는 이렇게 범람하는 뉴스 속에서 옥석을 가리는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가 더욱 발달할 것 같다.
영어 뉴스레터 추천은:
코로나 바이러스 자가 격리로 홈트, 요리, 교육 콘텐츠 수요가 급격하게 늘었다는 내용의 정말 훌륭한 파이낸셜 타임즈 기사:
트레이더 조에서 데려온 미니 카네이션. 플라워 어레인지 배울 때 좀 더 열심히 해서 수료했다면 나도 인스타그램 라이브 할 수 있었을텐데.
4월 20일 추가: 메리 미커의 본드 캐피탈에서 나온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의 새로운 세상에 대한 레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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