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 하던 중에 웨비나 들은 것이 인연이 닿아서 심플스텝스의 연말 저널링 챌린지에 도전하기로 했다. 총 4주 과정으로 매 주 월요일마다 저널링 주제가 나오고 같은 주 금요일까지 멤버들과 나누는 것이다.
#1. 올 한해 내가 했던 일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한 가지 골라보세요. 시간이 지난 후에도 기억할 것 같은 일 혹은 기억하고 싶은 일에 대해 적어보는 거예요.
3월 초, 코로나 바이러스로 허겁지겁 재택 근무가 결정되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5월 말이면 사무실 복귀를 이야기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헤어진 것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험을 몰랐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처음 한 두달은 많이 힘들었다. 재택 근무 하는 것을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은 전통적인 사무실 환경이었기 때문에 하루 아침에 모든 프로세스가 바뀌는 것에 적응하기 힘들었다. 그 뿐만 아니라 곱절로 늘어간 화상 미팅도 힘들었고 일과 생활 발란스도 무너졌다. 아침에 일어나서 미팅 끝나고 나면 점심 시간이었고 일반적인 퇴근 시간인 5시를 넘기기도 일쑤였다. 매일 다니던 헬스장을 가지 못하니 스트레스가 계속 쌓여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이 늘어났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쌓았던, 벽돌처럼 단단하게 느껴졌던 일상의 루틴은 마치 모래성처럼 무너졌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그동안은 하지 못했던 '미라클 모닝' 챌린지를 시작했다. 조금씩 점진적으로 수면 패턴을 바꾸는 방법 대신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잠을 이루지 못해서 늦게 잠들어도 알람이 울리는 5시 30분에는 일어났다. 시작한 후 3주까지는 피곤해서 입 안이 헐고 입술 양 옆이 터질 정도로 힘들었지만 조금씩 적응을 해나갔다.
코로나 시대 재택 근무하면서 시작한 미라클 모닝 루틴을 나눠본다.
오전 5시 30분 기상
일어나면 협탁에 놓아둔 물 한 잔을 천천히, 꼭꼭 씹어 먹듯이 마신다
전 날 미리 준비해둔 요가 매트에서 7분 가량 스트레칭을 한다
미지근한 물로 세안을 하고 스킨과 모이스처라이저를 바르는 것으로 기초 화장을 끝낸다
큐리그 커피를 내리면서 간단한 아침을 준비한다
아침을 먹으면서 뉴스레터를 읽고 NPR 뉴스를 듣는다
불소가 들어간 가글을 입에 머금고 먹은 접시와 머그를 재빠르게 씻는다
정해진 분량의 국문 자기계발서를 읽고 메모한다
데일리 타로 리딩한다
뽑은 타로 카드로 3줄 저널을 쓴다
참여하고 있는 영어/일본어 스터디 숙제를 한다
미라클 모닝 루틴을 시작하면서 나는 아침형이 잘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더불어, 나를 위해 하는 것들을 아침에 다 끝내니 저녁 시간이 더 풍요로워졌다. 재택 근무를 마치고 45분 산책을 시작했고 홈트, 샤워, 독서로 스케줄이 단순해지자 버거웠던 1인 밥상에도 신경을 쓸 수 있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와서 새로운 세계가 열리더라도 미라클 모닝 루틴은 그대로 유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