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입국한 사람은 코로나19 검사 음성이더라도 14일동안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 자가 격리 중 지켜야 할 생활 수칙은 ▲ 바깥 외출을 하지 않고 ▲ 독립된 공간에서 혼자 생활하고 ▲ 진료 등 외출이 불가피할 경우 반드시 관할 보건소에 먼저 연락하고 ▲ 다른 가족 또는 동거인과 접촉하지 않고 ▲ 개인 물품을 사용하고 ▲ 건강 수칙을 지키는 것이다.
14일동안 일체 나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힘든 시간이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이 건강하고 슬기롭게 14일의 시간을 보내길 바라면서 자가격리 팁을 나눠볼까 한다.
1. 자가격리 숙소는 어떤 곳이 좋을까
자가에서 격리를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가끔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족이나 친구가 있는 곳으로 정하는 것이 좋다. 햇반, 라면 등을 포함한 코로나19 생활필수품이 나오지만 이걸로는 14일에 해당하는 자가격리 기간을 보내기는 힘이 든다.
주변에 음식을 넣어주는 가족/친구 없이 혼자 자가격리를 해야하는 상황이라면 무조건 입국 전에 한국 핸드폰 유심을 해결하고 오길 바란다 . 기존 가입이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면 핸드폰 본인 인증 없이는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봐야한다. 배달의 민족, 요기요 같은 음식 배달 어플도 쿠팡 로켓 배송도 핸드폰 번호 없이는 사용할 수가 없다.
또한, 미국의 큰 하우스 생활에 익숙해진 분이라면 비용이 더 들더라도 방이 2개 이상의 공간이 있는 곳을 고려해보는 것은 추천한다. 한국 원룸 평균 사이즈는 미국 스튜디오의 1/3 정도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2. 예상하지 못한 복병, 생활폐기물 배출 불가는 어떻게 하지
자가격리 기간동안 외출을 할 수가 없다. 들어오기 전부터 알고 있던 것이라 마음의 준비를 했는데 예상하지 못한 복병은 바로 음식물 쓰레기를 포함한 모든 생활폐기물 배출을 할 수 없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 한국의 작은 공간에 쓰레기를 쌓아두고 생활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쓰레기가 조금씩 쌓이기 시작하니 청소도 하기 귀찮아지고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게 되고 짜증까지 나기 시작하더라.
결국 쓰레기 자체를 많이 나오지 하게 하는 것 이외의 뽀족한 해결 방안은 없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 아무 것도 남기지 않고 다 먹는 것
- 간헐적 단식
내가 시도한 16:8 간헐적 단식은 하루 중 16시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아 공복을 유지한 뒤, 나머지 8시간 동안 식사를 하는 것이다. 쉽게 생각하면 하루 세끼 중 하나만 거르는 방법이다.
간헐적 단식에 관심이 있기도 했지만 활동량이 확연하게 줄어드니 배가 많이 고프지 않았기 때문에 자가격리 기간 중 프로젝트 삼아서 해 볼 수 있었다.
3. 더 이상 볼 넷플릭스도 없다면 뭐하지
많은 자가격리 후기마다 언급되는 것이 바로 넷플리스 시청이다. 하지만 넷플릭스 멤버쉽이 없거나 더 이상 볼 것이 없을 때는 웨비나(webinar)나 온라인 이벤트 참여해서 배움의 시간으로 보내는 것은 어떨까.
웨비나는 웹(Web)과 세미나(seminar)의 합성어이다. 5-6년 전에도 있었던 것이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일시 정지하자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조금만 찾아보면 양질의 콘텐츠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영어에 불편함이 없다는 가정 하에 좋은 웨비나를 찾는 꿀팁을 공개한다. 바로, 미국 대학교 동문(alumni) 사이트를 활용하는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전에는 동문이 아니면 접하기 힘들었던 프로그램들이 이제는 누구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한국 동문회는 사교 모임의 성격이 강하고 불륜의 온상으로 뉴스에 나오는 등 전문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많은 미국 대학교 동문 오피스들은 전문 인력들이 체계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때문에 퀄리티가 일정하고 좋은 편이다. 일례로, 미국 상위 50위권 대학교들의 동문 오피스는 작게는 50명에서 많게는 200명까지 전문 인력들이 풀타임으로 일한다.
4. 힘들지만 홈트하면서 몸을 움직이자
공간에 갇혀 있다보면 활동량이 줄어들어서 소화도 잘 되지 않고 기분이 계속 처진다. 힘들어도 홈트을 하면서 몸을 움직이면 좀 상쾌해지고 소화도 되고 시차 적응도 잘 되었던 것 같다.
성취감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도록 10-20분 정도 짧은 홈트 영상 위주로 골라서 하는 것도 하나의 팁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땅끄부부와 발레테라피 유투브 동영상이다.
5. 실내 취미 활동에 몰입하자
외부와 단절된 자가격리는 노래 부르기, 스케치 하기, 블로그 포스팅하기, 독서, 음악 듣기 등 실내 취미 활동을 방해없이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기도 하다.
내 경우에는 그동안 엄두를 내지 못했던 폴 오스터 케이스의 타로 책을 읽으면서 타로 독학하는 시간으로 보냈다.
취미가 없었다면 격리 기간 중에 새로운 취미를 발견해보는 목표를 세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6. 나는 생각보다 강하다
나가지 못하고 갇혀 있는 것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극심한 스트레스 요인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창궐하고 있는 미국에서 바이러스 노출의 위험을 무릅쓰고 10시간 넘는 장기 비행도 무사히 버티어낸 나는 생각보다 더 강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머리 안이 부산스러워질 때마다 헤드스페이스 앱으로 10분-20분 마음 챙김 명상도 꾸준히 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