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서 볼까말까 고민하다가 계속 비오고 추웠던 날씨 덕분에 결국 보지 않았던 '헝거게임. 책으로나마 한번 읽어보려고 했더니, 도서관에서는 엄청난 대기 리스트. 결국 빌렸다는 것도 잊어버렸을 때쯤이야 손에 넣었다.
영화화가 될 정도이니, 어느 정도 재미가 있으리라는 것은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더 재미있을 줄이야!! 몇년 전부터인가 더이상 Young Adult 책들이 재미있게 읽혀지질 않았는데. 이건 예외였다.
역시 가장 재미있는 것은, 1권인 "The Hunger Games" 영화가 많은 호평을 받지 못했던 것은, 텍스트만이 줄 수 있는 생생한 상상력을 영상에 옮길 수 없었기 때문일 것 같다. 텍스트 상에서만 풀어낼 수 있는 디테일한 배경 지식들, 미묘한 감정의 변화, 주변인들과의 작은 에피소드들.. 이런 것들을 영상으로 옮긴다는 것은 정말 힘들듯.
영 어덜트(Young Adult)로 분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생각해볼만한 주제를 던지고 있었다. 십대들이 서로 잔혹하게 죽이는 '헝거게임'이 24시간 텔레비전에서 리얼리티쇼 처럼 엔터테인먼트 취급 받고 있는 모습 등은 생생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우리 주변에 이미 얼마나 많은 리얼리티쇼가'재미'를 빙자하여 제작되고 있는가.
2권과 3권은 헝거게임에서 승리하고 난 이후의 삶이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주인공의 우승과 우승방법때문에 생각치도 못한 정치적 이슈의 정점에 서게 된다는.
독재 정권, 과도한 미디어 등 다소 무겁고 우울한 세계관에 그나마 가날프지만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날아가는 민들레씨와 같은 십대들의 로맨스가 살짝 버무려져 있었다.
개인적으로 '반지의 제왕'이 책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중 최고라고 생각한다.
노라 애프론을 기리기 위해 그녀의 책을 빌리려 했으나, 예상했던 것처럼 벌써 엄청난 대기 리스트가!
'헝거게임'과 함꼐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일본 영화인 '로열배틀'. 십대가 서로 죽인다는 기본 스토리 라인은 비슷하지만, 웬지 '로열배틀'은 수험 경쟁과 공부에 찌들어 살아가는 동양권 학생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일단 교복입고 같은 반 친구들과 싸우는거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