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드 호타루의 빛의 '건어물녀' 호타루 (아야세 하루카)는 하루종일 치이고 지친 마음을 시원한 맥주 한 캔을 혼자 마시면서 하루를 마무리한다. 누가 시키지도 강요하지도 않은 미국 생활이지만 하루하루가 녹록하지는 않다. 하지만 내 선택으로 여기까지 온 것이라 힘든 것을 이야기할 곳이 없어서 어느샌가 나도 호타루처럼 맥주 한 캔을 가끔 마시게 되었다.
하지만 맥주를 마시고 싶지만 취하고 싶지는 않았다. 알콜로 뇌세포가 멍해지고 다음 날 일어나면 오조 오억개가 죽은 듯한 느낌에는 죄책감까지 느꼈다. 술을 마시고 싶지 않으면 콜라, 사이다 같은 청량음료를 마시지 왜 무알콜 맥주는 찾았냐고 묻는다면. 맥주 특유의 씁쓸함과 거품, 그리고 그 특별한 경험을 포기하기 싫었기 때문이다.
무알콜 음료는 전세계적인 트렌드로 시장 규모가 2017년 160억 달러에서 2024년까지 연 평균 7.5%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한다. 무알콜 맥주는 나라별로 기준이 다르지만 미국의 경우는 알콜 함량이 0.5% 이하면 무알콜로 취급된다. 한국의 경우는 1% 이하라고 한다. 따라서 Athletic Brewing Company 에서 나오는 모든 맥주의 알콜은 0.5% 이다.
무알콜 맥주를 찾아보다가 발견한 것이 바로 무알콜 크래프트 비어 전문 브루어리 Athletic Brewing Company 였다. 코네티컷에서 시작해서 캘리포니아에 두 번째 브루어리를 냈다고 할만큼 현재 미국 무알콜 수제 맥주 중에서는 가장 잘 나간다. 물론 그 비결은 무알콜이라는게 놀랍도록 맛을 잘 살려낸 것이라고 생각된다.
Athletic Brewing Company는 2018년 안정적인 파이낸스 직업을 박차고 나온 Bill Shufelt이 산타페에서 성공적인 브루어리를 운영하던 John Walker와 동업하면서 만들어졌다. 24/7 동안 고도의 집중을 요하는 직업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밤마다, 주말마다 술을 마시던 습관을 결혼을 결심하면서 바꾸기로 한 빌은 왜 맛있는 무알콜 맥주를 찾을 수 없다는 문제를 인식하고 스스로 뛰어들었다고 한다.
한 줄 시음:
- Cerveza Athletica : 멕시칸 요리랑 궁합이 좋을 것 같은 전형적인 코퍼 에일로 여름철 안성맞춤 맥주이다.
- Upside Dawn: 맥알못이지만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상큼한 과일향과 맥주의 씁쓸함이 잘 어울러진 전형적인 골든 에일. 목넘김도 좋아서 사시사철 언제든지 마셔도 좋을 듯하다.
- Free Way: 더블 IPA 답게 홉이 많이 들어가서 쏘는 맛이 너무 강해서 별로였다.
- Run Wild: 전형적인 IPA.
- Downwinder: 신맛과 짠맛이 동시에 느껴지는 사우어 비어(sour beer) 고제 (gose). 콤부차처럼 발효된 음료를 좋아한다면 정말 좋아할 맛이다.
코네티컷 주에는 브루어리와 탭룸이 있어서 시음도 가능하다고 한다. 물론, 지금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일시 영업 중단된 상태이다.
브루어리에서 만든 수제 맥주에 무알콜이라서 어디서나 흔하게 구할 수 없는 단점이 있긴 하다. 심지어 공홈에서 품절이 몹시 잦은 편이다. 보스턴에서는 크래프트 비어 편집샵인 Fenway Beer Shop에서 구할 수 있고 가격은 한 캔당 $2.50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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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좋아하는 잡지인 Fast Company 에서는 이미 작년 (2019년)에 특집 기사를 썼다. 패스트 컴퍼니는 새로 떠오르는 힙한 회사를 선별해서 소개하는 것을 정말 기가 막히게 잘한다.
패스트 컴퍼니 잡지가 궁금하다면 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