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한파가 사라지니 곧바로 미세 먼지가 공격하는 서울의 겨울이다. 개인적으로는 추운 것이 뿌연 미세 먼지로 뒤덮인 하늘보다 나은 것 같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마스크가 필수이니 미세 먼지가 그 전만큼 많이 느껴지진 않지만 공기 청정기가 없는 상태에서 창문 열어 환기 하기가 두렵다.
점심때는 하남시 C의 집에 놀라갔다. 오늘로 태어난지 딱 180일 된 아기 도하도 만났다. 이렇게 작은 아기는 오랫만에 만나는 것이라 조금 불안했는데 생글생글 잘 웃어주는 모습을 보며 마음을 놓았다. 내가 참 좋아하고 아끼는 C는 야무지고 현명하게 자신의 가족을 잘 지키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새로운 생명을 키우면서 C는 더욱 발전하고 다른 사람이 되겠지만 그 과정을 내가 옆에서 지켜보고 응원해줄 수 없는게 참 아쉽다.
2주 후면 돌아간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기분이 꽤 가라앉는다. 그 전에는 3일만 지나면 미국 돌아가고 싶어서 안절부절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로 10개월 가까이 세상과 단절하고 살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살다보면 또 힘들고 괴로운 일이 많겠지만 가족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오고 싶다. 그게 서울이든 다른 곳이든.
미국 간 후로 처음으로 청국장을 잠원동 전주청국장집에서 먹었다. 간결한 기본찬은 리필이 가능하다. 큰 비빔용기에는 참기름과 양념이 약간 들어있는데 여기에 기본찬과 밥을 넣고 비비면 된다.
드디어 청국장이 나왔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개별 용기에 나오는 것일까 했으나 2인분이 한 뚝배기에 담겨 있었다. 같이 나온 국자로 적절하게 덜어서 비빔용기에 넣고 같이 비벼 먹으면 정말 맛있다. 1인분 가격은 8000원.
오징어볶음도 하나 시켰다. 탱글하게 씹히는 맛이 있다. 가격은 1만 6000원이다. 성인 2명이 먹기에 적당한 양이다.
우울해하지 말고 남은 시간을 잘 보내야 되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해본다. 우체국 알뜰폰도 신청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