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상자 /지구별 사파리

코로나 시대의 일과 삶: 서울 한달살기 #49 (feat 내돈내산 탱큐파머스 간장게장)

보스턴돌체씨 2021. 1. 15. 09:47

간장게장을 참 좋아하지만 가격이 부담스럽다. 그러다가 인스타드램에서 알이 튼실하게 들어간 후기 사진을 우연히 보게 되어 네이버 스토어팜 탱큐파머스에 주문을 넣어봤다. 

 

꼼꼼한 배송 상자를 열어보니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용기에 얌전하게 들어있는 간장게장 두 마리가 보인다. 이런 밀폐용기에 받으니 마치 시골에서 친척이 보내주는 것 같아서 더욱 좋았다. 

 

평소 5시 반에서 6시에 먹는 저녁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4시 조금 넘어서 주섬주섬 밥을 데우고 한 마리를 꺼냈다. 식당보다 크기는 아담해도 알은 차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간장게장만 있으면 밥 두 공기도 거뜬하게 먹을 수 있다. 밥도둑이란 이럴 때 쓰는 말이지. 

 

제주도 감귤 샘플 박스를 주문했던 무릉 외갓집에 이어 두 번째 산지 직송 온라인 주문인데 굉장히 만족스럽다. 다음에 한국에 와서도 간장게장은 나가서 사먹지 않고 이렇게 주문해서 먹어야겠다. 미국 가서도 간장게장 좋아하는 아빠에게 주문해서 보내줄 수 있는 곳을 찾아서 참 좋다. 

 

탱큐파머스 주문 링크: 

 

땡큐파머스 : 네이버쇼핑 스마트스토어

각 지역의 특색 있는 먹거리와 산지의 제철 음식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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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나 중국처럼 국토 사이즈가 크지 않으니 신선제품을 빠르게 배송해서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축복이다.


김한민 <아무튼, 비건> 

 

  • 이 나라에서 남의 위치란 참 묘하다. 한국인은 어지간히도 남 눈치를 보고 남 신경을 쓴다. 그렇다고 남을 배려하는 사회냐 하면 그건 아니다. 여기에 뜻이 완전히 다른 두 개의 남이 존재한다. 전자의 남은 필요 이상으로 눈치도 보고 신경도 쓰고 과도하리만치 배려하는 존재다. 후자의 남은 마치 없는 거나 마찬가지며 함부로 대해도 되는 존재다. 전자의 남은 '우리' 속에 포함되는 남으로, "우리가 남이가"라고 말할 때의 우리, 즉 가족, 친구, 회사 사람 등 어떤 방식으로든 이해관계의 사슬 안에 포함되는 남이다. 후자의 남은 테두리 밖에 남겨진 남이다. 
  • 어느 인류학자는 서양인은 목적 지향적이고 동양인은 관계 지향적이라고 헀는데, 나는 이렇게 덧붙이고 싶다. 현대 한국인은 '이해관계 지향적;이라고. 잘해줘 봤자 즉각적인 이득이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 남은 무성의하게 대해도 되는 분위기다. 
  • 건강 자체가 목적이 될 순 없다. 건강은 더 나은 삶을 살고,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한 수단이다 (물론 아플 때는 얘기가 다르겠지만). 그런데 건강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추구하다 보면 점점 소극적이고 이기적이고 보수적인 태도로 살게 되며, 역설적으로 건강을 잃기도 한다. 
  • 그곳에서는 거의 완벽에 가깝게 비건을 할 수 있었다. 대학원생이자 프리랜서였기에 내 음식을 준비할 시간이 있었고 사회생활의 폭도 지금보다 좁게 유지할 수 있었다. 게다가 개인주의가 존중되는 사회 분위기 덕분에 특정 음식을 강요당하는 상황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다행히 주변 사람들도 잘 이해해주었고 협조적이었다. 무엇보다 비건 식품을 찾기가 훨씬 쉬웠다. 
  • 비건만큼 본인이 표방하는 것과 실천하는 것 사이의 간극이 좁은 주의자도 없다. 따라서 비건만큼 '커밍아웃'을 했을 때 실제 생활에 파급력이 큰 경우도 드물다. 최소한 하루에 세 번, 매끼마다 스스로 선택의 순간과 마주하기 때문이다. 
  • 모든 사회문제들에 일률적으로 번호표를 매겨서 순서대로 처리할 순 없다. 그렇게 되면 아마도 경제와 안보 문제 말고는 모든 것이 영영 뒷전으로 밀려날 것이다. 우리는 이제 70-80년대 성장 위주 경제 모델에 의존해서 돈 버는 것 이외의 모든 걸 뒤로 미루어온 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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