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많은 주들이 다음 주 월요일(3월 16일)부터 짧게는 2주동안 길게는 4주 동안 휴교/온라인 수업/재택 근무를 시작한다. 오하이오나 일리노이 주 같은 경우는 여기서 나아가서 레스토랑과 바(bar) 등을 3월동안 닫고 배달이나 투고 (to go)만 허용했다고 한다.
매사추세츠 주는 미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케이스가 꽤나 높은 주라서 지난 금요일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비상을 선언하기 전부터 사회적 거리를 두기 위해 온라인 수업과 재택 근무 준비를 시작한 곳이 많았다. 거의 모든 대학교들은 온라인 수업으로 변경했고, 보스턴 퍼블릭 스쿨은 4월 27일까지 클로징이다. 나도 3월 16일부터 4주 동안 재택 근무가 결정되었다.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이 바뀐, 사상 초유의 이 사태를 어떤 퀄리티로 보내야 할 지 생각해봤다. 이럴 때일수록 스스로 목표를 잘 세워서 평소보다 마음의 여유를 갖고 하겠다.
목표
◐읽자◑ 몇 주 전부터 도서관 대기 걸어두었던 오디오북과 이북들이 타이밍 좋게도 다 대여가 되었다. 1-2권 못 읽고 반납해야 할 적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다 읽을 수 있을 듯.
◐밀 플랜 (meal plan) 하자◑ 음식 재료 남기는 것을 너무 싫어해서 일주일 단위로 조금씩 장을 본다. 하지만 2주 정도 식량을 비축해두라는 권고에 3일에 걸쳐서 그로서리 쇼핑을 했다. 사온 아이템들을 리스트로 적어두었고, 먹을 때마다 형광펜으로 지워나가기로 했다. 이렇게 시각화하면 잊을 일 없이 유통 기간 짧은 것부터 먹을 수 있겠다.
◐매일 기록하자◑ 불확실성에서 오는 불안 때문인지 새벽에 일어나기 시작했다. 출장 전 스트레스 많이 받을 때만 이렇게 수면 패턴에 변화가 생겼는데 나도 모르게 코로나 바이러스로 생긴 이 많은 것들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 가족 없는 외국에서 혼자 산고 있다는 것도 한 몫한다.
글을 쓰면서 생각이 정리가 되고 마음이 안정이 되는 힐링 효과를 믿기 때문에 재택 근무하는 동안 매일 짧게나마 기록을 남기기로 한다.
◐평상시와 비슷한 루틴을 위해 틱틱(TickTick) 앱으로 휴식/식사/운동 알람을 맞춰 둔다◑ 침대에서 나와서 책상 위 노트북을 켜는데 걸리는 시간은 길게 잡아야 10분이다. 전화도 울리지 않고 지나가던 동료가 말을 걸지도 않고 미팅에 소집되지도 않는다. 이 모든 것이 재택 근무의 달콤함이다. 하지만 이런 브레이크가 없으니 운동도 하지 않고 밥도 먹지 않고 쉬지도 않고 거북 목 자세로 작은 모니터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바라볼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대한 루틴을 잃지 않기 위해서 틱틱 앱으로 알람을 맞춘다.
- 오전 8시: 30분 동안 걷고 들어오기
- 오전 8시 45분 : 모닝 커피 & 뉴스레터 읽기
- 오전 10시 30분: 오전 간식 (캐슈넛) 먹기 & 쥬스샷 마시기
- 정오: 점심 먹기
- 오후 12시 30분: 한 바퀴 걷고 들어오기 (비가 오면 우편물 확인으로 대체)
- 오후 3시: 오후 간식 (초콜렛 반 조각 혹은 애플 소스) 먹기 & 허브티 마시기
- 오후 4시 45분: 하루 동안 사용한 머그/접시 씻고 정리하기
- 오후 5시 10분: 노트북 종료한 후, 30분 걷고 들어오거나 헬스장 가기
◐잠옷 대신 요가 팬츠를 입자◑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 마음가짐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보드 (board) 미팅이 있을 때 시간 들여서 옷 갖춰입고 가는 것도 바로 그 이유. 4 주동안 휴가가 아니라 새로운 근무 형태를 실험하는 것인데, 잠옷 바지를 계속 입고 있으면 그냥 늘어져 버릴 것 같다. 메이크업은 하지 않더라도 8시간동안은 잠옷 바지 대신 요가 팬츠를 입기로 한다.
◐목소리 연습하자◑ 혼나면서 배운 일 습관 조언 중 하나인 위엄과 자신만만함이 느껴지는 살짝 낮으면서 동굴에서 나오는 듯한 묵직한 울림이 있는 톤으로 천천히 말하는 발성을 연습해야겠다.
- NPR 기사 하나를 매일 저녁 1-2번씩 쉐도잉 연습한다. 월요일과 토요일은 음성 녹음을 해서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본다.
- 유투브에서 관련 동영상이 있는지도 찾아봐야겠다.
◐미뤄두었던 세금 서류를 정리하자◑ 택스 파일링한 후에는 항상 귀찮아서 팽개쳐 두었는데 이 김에 연도별 서류를 정리해야겠다.
◐이력서 업데이트하자◑ 코로나 바이러스가 할퀴고 지나가면 경기 불황이 올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다 이야기 한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경기 지표들이 다 너무 좋아서 안 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바이러스로 이렇게 될 줄이야.
경기가 침체되면 이직할 기회가 많이 없어지겠지만, 기회가 언제 올 지 모르니 미리 준비해둔다.
◐condolence email 샘플 모으자◑ 그동안 사인업한 곳에서 다 이메일 받았는데 좋은 표현들은 따로 저장해두고 참고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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