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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인도네시아 영화: #FriendButMarried

보스턴돌체씨 2020. 7. 5. 22:03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원하지 않으면 #등장인물 까지만 읽어주세요. 

 

2018년 첫 인도네시아 영화 본 이후로 두 번째이다. 지난 달(6월) 자카르타 출장이 취소되어서 아쉬운 마음을 넷플릭스로 조금이나마 달래보기 위해 봤는데 생각보다 괜찮아서 이렇게 포스팅까지 하게 된다. 

 

로맨스 코메디 (로코)를 보고 나면 신기루를 본 듯한 기분에 마음이 헛헛해져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살아본 한국, 일본, 미국의 로코는 더더욱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에 시간 낭비하기 싫다. 하지만 잘 모르는 도시에서 알지 못하는 언어로 제작된 로코 영화는 예외이다. 빤한 스토리 라인이기 때문에 자막 한 줄 한 줄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사랑에 빠진 모습을 담아내기 위해서 도시의 예쁜 곳을 촬영하는 것을 보는 것이 참 좋기 때문이다. 

 

카페에서 초조하게 아유를 기다리는 디토. 하지만 환한 노란색 원숄터 탑을 입고 등장한 아유는 앉자마자 남자친구가 자신에게 청혼을 했고 결혼을 할 생각이라고 신나게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디토는 회상에 빠진다 

 

인도네시아 영화 #FriendButMarried 는 2018년에 제작되어 속편까지 나온 영화이다. 원 영화 제목은 #TemanTapiMenikah로 실제 커플의 이야기라고 한다. 동명의 책이 큰 인기를 얻게 되자 영화로 제작한 것 같다. 

출처: 인스타그램 @TemanTapiMenikah

#추천포인트 

  • 순수하고 싱그러운 건강한 젊은이들의 러브 스토리 (+ 실화!) 
  • 번잡스러운 낮의 모습은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예쁜 자카르타의 야경 
  • 첫사랑 & 가장 친한 친구와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고등학교 프롬(prom)으로 가는 아유와 디토 

#소요시간 

1시간 42분 

 

#사용언어

바하사 인도네시아어. 한글 자막은 없지만 영어 자막은 있다. 

 

#등장인물

디토 (Ditto): 중학교 때부터 소꼽친구 아유을 짝사랑 했다. 하지만 그녀가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남자가 될 때까지 고백은 하지 않기로 하고 열심히 자신의 길을 정진한다. 음악을 사랑하고 드럼을 칠 때 가장 행복한 디토는 오토바이를 사기 위한 아르바이트에서 시작해서 전국 방송에도 나오는 뮤지션이 된다. 

 

아유 (Ayu): 옆 집에 사는 디토와는 소꼽친구로 둘이 있으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사귀는 남자들과의 문제까지도 낱낱이 이야기한다.  우정 이외의 감정은 없지만 친구가 디토를 소개해달라고 하거나, 다른 여자에게 친절한 디토를 보면 웬지 기분이 좋지가 않다. 배우로 간간히 드라마에도 나오고 잡지 화보 촬영도 한다. 

고등학교 졸업식 날 디토와 아유 

#줄거리 

옆 집에 사는 디토와 아유는 소꼽친구이다. 둘이 있으면 항상 신나고 즐거운 두 사람인데, 사실 디토는 아유를 중학교 때부터 짝사랑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자신의 마음은 아유가 자랑스러워하는 남자가 되기 전까지는 꽁꽁 감춰두기로 한다. 음악을 좋아하고 드럼을 칠 때 행복하다는 단순한 이유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국영 방송에까지 출연하게 되면서 뮤지션의 길을 걸어간다. 

 

하지만 이런 디토의 마음도 모른채, 아유는 바람을 피우는 남자친구를 아직도 사랑한다면서 울기도 하고, 용서를 구하며 다시 돌아온 그를 받아주기도 하면서 이 모든 것을 디토와 얘기한다. 이런 아유의 모습을 보면서 디토를 자카르타를 떠나 반둥에 있는 대학교에 진학해서 여자친구를 사귀면서 다 잊어보려고 한다.

 

이런 노력도 소용이 없다. 이제는 자신의 마음을 고백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반둥에서 자카르타로 달려온 디토. 하지만 이런 디토에게 아유는 사귀던 남자친구에게 청혼을 받았고 결혼을 생각한다면서 신나게 얘기한다. 예전 같았으면 한 걸음 물러섰을 디토지만 이제는 결과에 상관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고백하고, 아유는 웬지 배신당한 느낌에 떠나버린다.

 

시간이 지나고 텔리비전 방송에서 가장 친한 친구와 사랑에 빠진 적에 있냐는 진행자 질문에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디토를 보면서 지금까지 자기도 몰랐던 감정을 알게 되는 아유는 디토 집을 찾아간다. 하지만 디토는 연말 콘서트를 위해 발리로 떠난 후였고 아유는 발리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서로에 대한 감정을 확인한 두 사람. 12년동안 기다렸다면서 결혼해달라고 하는 디토의 청혼를 아유는 받아들이고 마지막은 무슬림식 결혼을 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실제 디토(@dittopercussion) 아유(@ayudiac) 는 인스타그램에서 아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영화에서는 아유가 연기를 한다는 설정이나, 실제로는 노래도 부르고 사진 작가로 활동하고 팟캐스트 제작을 하고 있다. 아유와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쓴 사람은 디토이고 음악도 하고 오토바이샵, 카페, 뮤직 비디오 촬영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등 둘 다 참 다재다능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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