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상자 /지구별 사파리

코로나 시대의 일과 삶: 서울 한달살기 #17 (feat 내방역 일미옥 소고기 보신탕)

보스턴돌체씨 2020. 12. 14. 08:44

보스턴에서나 보던 함박눈이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했다. 내 기억 속의 서울은 눈이 내리기 않는 건조한 겨울이었는데, 그새 날씨도 바뀌었나 보다. 

 

아침부터 내리던 눈은 이른 오후에 멈추었는데 보스턴과 달리 쌓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따뜻했던 주중과는 다르게 꽤나 쌀쌀해졌음을 느꼈다. 

순대국 대신 저녁은 내방역 일미옥에서 소고기 보신탕으로. 적당히 맵고 적당히 뜨거운 소고기 보신탕은 오늘같이 추운 겨울 저녁으로 좋은 선택이었다. 미국 가기 전이었다면 미국 스타일 스테이크가 생각났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저 한식만 먹고 싶다. 

 

안에 들어있는 (소)고기는 같이 나오는 양념장에 찍어서 먹으면 된다. 가격은 8000원. 

 

미국 살면서 식사량이 자연스럽게 늘었는지 이제 식당에서 나오는 밥 한 공기 정도는 혼자 다 먹을 수 있다. 단, 그 후에 급격하게 졸려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상태가 되긴 한다. 

오늘은 동생이 준 <평일도 인생이니까> 에세이를 읽었다. 이런 류의 글과 그림이 트렌드인 것 같다. 이 책도 올해 출간된 따끈한 책이다. 자신의 인생을 소소하고 단단하게 살아가는 글을 보는 것은 기분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왜 작가들은 다 비슷한 연령대의 여자들인 것일까? 단순한 우연의 일치일까? 아니면 주요 독자층은 여성으로 보는 출판사의 마케팅 전략일까? 

한국에 있는 시간을 결정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두 눈 꼭 감고 1월 말까지 있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데 요즘 서울 확진자 수가 심상치 않다. 보스턴이나 서울이나 코로나 확진자 수가 늘어가고 있으니 상대적으로 치료가 쉬운 서울에 있는게 좋을 것 같기도 하고. 내 마음은 갈팡질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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