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상자 /지구별 사파리

코로나 시대의 일과 삶: 서울 한달살기 #20 (feat 위례 신도시 장어야 민물장어)

보스턴돌체씨 2020. 12. 17. 01:53

이번 달 중 가장 추웠던 날이었지만 보스턴에서 하던대로 겹겹이 껴입고 모자까지 쓰니 그다지 춥지 않았다. 지난 8년동안 보스턴 생활하면서 추위에 무덤덤해졌다. 일년 중 6개월을 겨울로 보내면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 같다. 

 

광주로 큰 이사를 앞두고도 마스크와 따뜻한 털 코트로 무장하고 찾아와 준 H언니. 2시간 남짓한 시간에 지난 8년의 시간을 압축적으로 캐치업했다. 언니가 사다준 맛있어 보이는 빵들은 내일 먹어봐야겠다. 

 

저녁은 위례 신도시 맛집인 장어야 에서 오동통 살이 오른 민물장어 구이를 먹었다. 항상 헷갈리는데 민물장어는 뱀장어이고 일본어로 '우나기'이다. 

 

일본에 살던 시절에는 동네 시장이 문 닫을 무렵에 가서 할인을 시작한 우나기를 사와서 할머니, 할아버지와 저녁으로 종종 먹었던 기억이 많이 난다. 시장에서 떨이로 팔던 것들이라 오늘 먹은 것처럼 살이 오른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함께 할 수 없는 시간들이기 때문에 항상 그립다. 

잘 구워진 민물장어는 생강 채무침을 약간 올려서 먹어도 맛있고, 짜쪼름한 깻잎 절임에 싸 먹어도 정말 맛있다. 단, 먹다가 보면 특유의 기름짐으로 조금 느끼해지기도 한다. 

보스턴은 눈예보가 있다고 한다. 길고 추운 겨울과 눈에 익숙해지긴 했지만 따뜻한 온돌에 맨발 올려놓을 수 있는 서울의 겨울이 참 좋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힘든 한 해였지만 그래도 재택 근무를 하는 덕분에 이렇게 서울에 나올 수 있어서 감사하다. 

 

다음 주부터는 가져갈 음식도 사고 선편 소포도 붙이는 등 돌아갈 준비를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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