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버킷 리스트/나누는 감사일기

나누는 감사일기 2/10/2021 열흘 만에 제대로 된 식사를

보스턴돌체씨 2021. 2. 11. 10:15

10번째 감사일기

하나. 어제 도착하지 않은 cook unity 음식들이 도착했다. 겨울이라 음식 상태는 괜찮았지만 운송 과정에서 비빔밥 플라스틱 용기가 깨져서 밥알이 박스 안에 뒹굴고 있었다. 손상된 용기 사진을 찍어서 보내니 2개 음식에 해당하는 가격을 크레딧으로 바로 돌려줬다. 귀찮은 과정없이 바로 처리가 된 것에 감사하다. 

 

둘. 클럽하우스에서 시간을 계속 보내고 있다. 외국에 살다온 경험을 나누는 방에서 내 이야기를 20대-30대초들에게 나누었는데 생각보다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고 자문위원이라고 불리면 모더레이터를 하게 되었다. 코로나 때문에, 한국 커뮤니티에 속하지 않아서, 주변에 내 경험에 관심 있는 사람이 적어서, 스스로 그다지 크게 생각하지 않았던 내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대단히 인사이트 있고 멋있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 자신에 대해 돌아볼 수 있게 한 기회가 있었던 것에 감사하다. 

 

셋. 보스턴 돌아온지 10일만에 진짜 음식을 먹었다. 그동안 누룽지와 라면으로 연명(?)하다가 제대로 된 음식을 먹으니 확실히 기운이 나는 것 같다. 장 보기 싫고 요리하기 싫을 때 이렇게 음식을 배달시켜 먹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넷. 읽고 쓰면서 생각하는 사람이라 말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뭔가 아는게 많아서 또는 똑똑하기 때문에 쉽게 말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활자로 접할 때보다 덜 비판적이고 그저 입을 벌리고 멍하니 듣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클럽하우스에서 누군가가 말하는 것을 들어보니 별로 그렇지도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냥 생각나는대로 바로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나보다.  드물게 관심 주제 스피커로 조심스럽게 입을 떼니 다들 내가 하는 말을 듣고 대단하다는 칭찬까지 받아서 웬지 용기가 생겼다. 

 

다섯. 적당히 일을 미뤘더니 음력 설 연휴에 외로움을 느끼지 않고 일할 수 있을 것 같다.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지만 외로움을 절절 느끼면서 괴로워하지 않아도 될 나름대로의 차선책인 것이다. 고독이라는 이름의 심연의 끝을 내려가지 않으려고 바둥대며 노력하는 나 자신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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