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있음이 너무나도 원망스러운 날이다. 할아버지가 (한국 시간으로) 금요일 오전에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동안 괜찮아지셔서 다시 한국에서 볼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너무나 예상치 못한 일을 갑자기 들어서인지, 머릿속이 백지이다.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는 이미 자정이 넘은 시간이라 연락이 되지 않아서, 이렇게 블로그에라도 두서없이 빨려들어가는 것 같은 허무함과 슬픔을 적어둬야겠다. 나에게 있어 할아버지는 그냥 단순한 '아빠의 아빠'가 아니다. 난 첫 손자였고, 대학교 시절 4년동안 함께 살았다. 그 당시 이미 70대 중반이었던 할아버지는 회사에 계시는 시간보다 집에 계시는 시간이 더 길었기 때문에 수업을 마치고 오면 거의 항상 집에 계셨다. 누구보다도 가장 먼저 달려갔어야 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