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로 자가 격리한 지 12주가 지났다. 줌 Zoom 미팅으로 사람을 보긴 하지만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 한 것은 보스턴 미술관 계단에서 책 교환했던 단 한 번 뿐이었다.
혼자서도 이것 저것 찾아서 잘 지내는 타입이긴 한데 이렇게 아무와도 교류를 하지 않은 상태가 길어지기 시작하니 지친다.
- 밖으로 나가기도 싫고
- 밥 먹기 귀찮고
- 식료품 포함하여 쇼핑할 마음이 일체 생기지 않고
- 책도 읽기 싫어지고
- 매일 30분씩 동영상 보면서 따라하던 운동도 더 이상 하기 싫고
- 어제/오늘/내일이 다 똑같은데 타로 저널링을 해야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그 결과, 한국 텔레비전 프로그램 시청만 부쩍 늘었다. 살면서 이렇게 텔레비전을 많이 본 것은 우울했던 영국 대학원 시절 이후로 처음이다.
화: 이웃집 찰스
수: 라디오 스타
금: 나 혼자 산다, 삼시세끼 시즌 5
토: 전지적 참견 시점, 한 번 다녀왔습니다
일: 미운 우리 새끼, 찾아줘 홈즈, 한 번 다녀왔습니다
오롯하게 내 몸 하나 건사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라 나 자신을 돌아보고 스스로에 대해 알게 된 것이 많아졌다. 이제 왜 달마 대사가 10 년동안에서 면벽 수행을 했는지 알겠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