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버킷 리스트/계획과반성 128

코로나 시대의 일과 삶 91일: 화창한 주말이다

자가 격리을 시작한지 13주차이다. 보스턴은 리오프닝 2단계에 돌입했지만 별다른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 일상이 계속되고 있다. 풍경을 바꾸는 여행이나 출장이 없으니 여름 목표도 시작부터 시들하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일상이 바뀌기 전에는 잘 보지도 않던 텔레비전 시청만 열심히 하고 있다. 오전부터 별 생각없이 계속 보고 있으면 어느새 저녁 시간인 것을 봐서는 학창 시절에도 필요 없었던 스크린 타임을 시작해야할 판이다. 자가 격리 초반 생활 루틴이었던 오전 산책을 다시 해보기로 했다. 일요일 아침 8시에 나간 집 앞 공원은 한적했고 백조 한 쌍도 봤다. 약간 쌀쌀하지만 신선했던 공기를 잊을 수가 없어서 점심 먹고 다시 나갔다. 공원에서 풀이 많이 높게 자란 곳은 이미 옹기종기 사람들이 많아서 그늘 밑에 앉았더..

코로나 시대의 일과 삶 84일: 한국 텔레비전 프로그램 시청이 늘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자가 격리한 지 12주가 지났다. 줌 Zoom 미팅으로 사람을 보긴 하지만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 한 것은 보스턴 미술관 계단에서 책 교환했던 단 한 번 뿐이었다. 혼자서도 이것 저것 찾아서 잘 지내는 타입이긴 한데 이렇게 아무와도 교류를 하지 않은 상태가 길어지기 시작하니 지친다. - 밖으로 나가기도 싫고 - 밥 먹기 귀찮고 - 식료품 포함하여 쇼핑할 마음이 일체 생기지 않고 - 책도 읽기 싫어지고 - 매일 30분씩 동영상 보면서 따라하던 운동도 더 이상 하기 싫고 - 어제/오늘/내일이 다 똑같은데 타로 저널링을 해야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그 결과, 한국 텔레비전 프로그램 시청만 부쩍 늘었다. 살면서 이렇게 텔레비전을 많이 본 것은 우울했던 영국 대학원 시절 이후로 처음이다. 화: 이..

코로나 시대의 일과 삶 77일: 보스턴 시내 산책하다

코로나 바이러스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계속된 인종 갈등 문제로 미국이 떠들썩하다. 어차피 여행 갈 생각도 안하고 가지도 못하기 때문에 날이 좋은 주말이면 긴 산책을 나가기로 여름 계획을 세웠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좋았던 5월 마지막 주말은 50분 걸어서 찰스 강변으로 나갔다. 집 앞의 작은 저수지만 보다가 탁 트인 강을 보니까 속도 뻥 뚤리는 것 같았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지나간 팬웨이 구장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전이었다면 보스턴 레드삭스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을 곳인데 너무나도 조용한 것이 비현실적이다. 오랫만에 나간 것이라 일부러 초록을 찾아서 돌아왔다. 오늘 3시간 보스턴 시내 산책에서 가장 아름답고 비밀스러웠던 곳이다. 어느새 여름 초록으로 가득하다. 집에 돌아오니 너무 허기져서 트레이더 조..

코로나 시대의 일과 삶: 2020년 보스턴 여름 목표

땅이 넓은 미국이라 시간대도 3개 날씨도 제각각이지만 많은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여름은 메모리얼 데이 (5월 마지막 주 월요일)부터 레이버 데이 (9월 첫번째 주 월요일)까지로 올해는 105일이다. 보수적으로 클래식한 옷차림을 좋아하는 미국인들은 화이트 진(jeans)을 입을 수 있는 기간으로도 생각한다. 일년 중 절반이 겨울인 보스턴이라 더욱 소중한 여름이라 알차게 보내기 위해 매년 여름 목표를 세웠던 나만의 전통을 이어나간다. 코로나 바이러스 자가 격리 권고는 해제 되었지만 올 여름은 야외 활동이나 장거리 여행을 가는 것은 힘들 것 같다. 그래서 코로나 기간에 세웠던 목표를 기반으로 내실 있는 여름을 보내는 것에 중점을 뒀다. 작년에 7 개국 13 도시를 돌아 다니느라 정신 없어서 목표를 세우지 못했던..

코로나 시대의 일과 삶 69일: 한국에서 보낸 금스크를 받다

3개월치 마스크를 한꺼번에 보낼 수 있게 되어서 동생이 다시 보내준 금스크가 도착했다. 여름 내내 재택 근무이긴 하지만 자가 격리 권고가 끝났기 때문에 이렇게 마스크가 있으니 마음이 한결 든든하다. 미주 한인 커뮤니티 게시판을 가보면 마스크를 구할 수 있다는 동네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환자 수가 높은 편인 매사추세츠는 아직 구하기가 힘든 것 같다. 보스턴 시는 밖에 나갈 때 입과 코를 가리지 않으면 $300 벌금을 매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뛰는 사람들, 자전거 타는 사람들은 마스크를 하지 않은 경우가 아직도 많고 공원에서 10명 이하로 모여서 피크닉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다른 주보다 잘 지키는 편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한동안은 긴장을 늦추지 않을 생각이다. 동생은 지난 번과는 다르게 모바일 앱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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